이재명 대통령, ODA 전면 재검토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기존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지시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ODA에 전통적인 원조 방식에서 벗어나 K컬처나 AI 같은 좀더 지혜로운 방식을 적용해 보자'고 지시했다. 이는 지난 7월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연간 수조원이 들어가는데도 납득이 가지 않는 해외 원조사업이 많다'며 사업 정리를 주문한 것의 연장선이다. 캄보디아 납치 피해 사태로 ODA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국위 선양과 외교상 목적에 맞는 사업 진행 여부를 점검하라는 구체적 지시가 내려진 것이다.

캄보디아 ODA 급증과 논란의 배경

윤석열 정부 들어 캄보디아 관련 ODA 예산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캄보디아 ODA 지원 예산은 2022년 1,789억원에서 2023년 1,805억원, 2024년 2,17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2025년 지원 규모는 4,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캄보디아 ODA 사업과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번 캄보디아 사태를 계기로 ODA 예산 삭감을 주장하고 있어, 정부의 ODA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K컬처·AI 접목한 새로운 ODA 모델 구상

정부는 기존의 전통적인 원조 방식에서 벗어나 K컬처와 AI를 접목한 새로운 ODA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국제개발협력본부 관계자는 '문화사업과 관련된 ODA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검토하고 있고, AI 분야는 초기 단계라 이제 막 사업을 발굴해 보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문화 관련 ODA가 문화재 복원이나 콘텐츠 산업 역량 전수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K컬처를 보다 창의적으로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문화를 직접적으로 확산하는 것은 사업 취지에 맞지 않을 수 있어 유연한 적용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ODA 축소 추세와 한국의 대응 방향

전 세계적으로 ODA가 축소되는 추세 속에서 한국도 원조 정책의 근본적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공여국들이 원조 규모를 줄이고 있고, 과거 트럼프 행정부의 USAID 폐지 추진에서 보듯 전 세계적으로 ODA가 축소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원조 규모가 줄어들수록 자연스럽게 원조의 효과성과 효율성에 대한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존 ODA 사업들의 예산 전수조사는 아니며, 구체적인 실행 계획에 대해서는 관련 부처 간 조율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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