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 폭락이 촉발한 글로벌 증시 동반 하락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486.09포인트(2.04%) 하락한 2만3348.64에 마감하며 글로벌 증시 하락을 촉발했다. S&P 500지수는 1.17%,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3% 각각 떨어졌다. 하락을 주도한 것은 AI 기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팔란티어로, 시장 예상을 웃도는 3분기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7.94% 급락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팔란티어 주식 500만주(9억1200만 달러)와 엔비디아 주식 100만주(1억8700만 달러) 규모의 풋옵션을 매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I 거품 우려가 증폭됐다.

삼성전자 10만원선 붕괴와 반도체 대장주 집단 하락

5일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가 전일 대비 5000원(4.86%) 하락한 9만9000원을 기록하며 10만원선이 무너졌다. 이로써 '10만전자'라 불리던 신화가 막을 내렸다. SK하이닉스도 3만3500원(5.63%) 급락한 55만4500원에 거래되며 두 종목 모두 이틀 연속 4-5%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34.05포인트(3.25%) 하락한 3987.69로 장중 4000선이 붕괴됐다. 지수는 개장과 함께 66.27포인트(1.61%) 내린 4055.47에서 출발해 하락폭을 더욱 키웠다. 반도체 업종은 미국 기술주 하락 여파와 AI 버블 우려로 집중 매도세를 받았다.

외국인 2조원 대규모 매도와 차익실현 매물 출회

외국인은 4일 코스피에서 약 2조2000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올해 4월 7일 이후 최대 규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는 10월 이후 반도체 등 대형주 폭등에 따른 차익실현 성격으로 이해된다'며 '본격적인 셀 코리아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스피는 지난달 말 4000선을 돌파한 이후 일주일간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미국 기술주 급락과 함께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하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급락세가 이어져 비트코인은 한때 9만9134달러까지 떨어지며 6월 이후 처음 10만 달러선이 붕괴됐다.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 재점검 필요성

이번 급락은 AI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현실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마이클 버리와 같은 저명한 투자자들이 AI 기업에 대한 베팅을 시작하면서 과열 양상을 보였던 AI 섹터에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국내 반도체 업종은 미국 기술주와의 높은 연동성으로 인해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차익실현과 밸류에이션 조정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반등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고 기업의 실적과 전망을 바탕으로 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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