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식은 사상 최고치, 대외 변수 직격탄
10월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대 하락으로 출발해 장중 3522.54까지 밀리며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치의 열기를 반납했다. 하락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3%대, SK하이닉스는 4%대 약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미중 갈등이 다시 고조된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이 9일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한 데 이어, 미국은 11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관세를 예고했다. 10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과 S&P500이 각각 3.56%, 2.71% 하락한 여파도 아시아장에 그대로 전이됐다.
구조적 부담: ‘대장주 30%’와 높아진 밸류에이션
대외 악재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은 각각 19.3%, 10.8%로 합계 30.1%에 이른다. 과거에도 두 종목 합산 비중이 30%를 넘는 구간에서 지수와 업종이 조정을 겪는 사례가 반복됐다. 반도체 업종의 역사적 밸류에이션 상단 인식도 부담이다. 증권가는 미국 성장주와의 상대강도, 이익 상향 속도 대비 주가 선행 폭을 근거로 단기적으로는 방향성 베팅보다 매매 중심 접근을 제시한다. 이는 고점 부근에서 수급 불안과 차익실현 압력이 확대되기 쉬운 구조적 배경으로 작용한다.
실적 이벤트 앞둔 경계심, 그러나 매수 의견도 공존
14일 공개될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을 앞두고 경계 심리가 유입됐다. 금융정보업체 집계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10조1419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가 예상된다. 메모리 업황 반등과 가격 강세가 근거지만, ‘기대 선반영’에 따른 단기 재료 소멸 가능성을 경계하는 시각이 있다. 반면 일부 하우스는 조정 시 비중 확대 전략을 조언한다. 업황 개선이 이익 상향으로 연결되는 구간에서는 가격 변동성보다 이익 추세가 주가의 중기 방향을 좌우한다는 논리다. 결과적으로 실적 발표 전후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대응전략의 명확화가 요구된다.
투자 체크리스트: 관세 타임라인과 수급 축
단기 변수는 관세 시행 일정과 희토류 수급 공포다. 11월 1일 미국의 100% 추가관세 예고는 협상·완화 가능성이라는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정책 헤드라인 변동성에 노출된 기간에는 지수 민감도가 큰 대형 반도체 비중 조절이 필요하다. 중기 축은 메모리 가격과 고객사 재고 정상화 속도다. 낸드·DRAM 가격 사이클이 유지되고 HBM 수요가 견조하다면 이익 상향 여지는 유효하다. 실적 확인 전후로는 트레이딩 범위를 짧게 가져가되, 업황 사이클이 꺾이지 않는 한 급락 구간은 분할 매수 구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