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보복 재가동: 항만 수수료가 불 붙였다
미국과 중국이 10월 14일(현지)부터 상대국 선박에 상호 ‘항만 수수료’를 부과하며 갈등의 강도를 높였다. 중국은 미국 소유·운영·건조·기국 선박에 특별 비용을 적용하되 일부 중국 건조선 등은 예외를 뒀고, 미국도 중국 연계 선박에 대응 수수료를 시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일부터 대중 수입품에 100% 관세 부과를 경고해 불확실성을 키웠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해운·무역 비용 상승 우려가 확대됐고, 기업 이익률과 공급망 재편 비용에 대한 재평가가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를 자극했다.
일본 정치 리스크: ‘타카이치 트레이드’의 되돌림
일본에선 여당 연립의 26년 동맹이 깨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급증했다. 자민당 신임 대표 타카이치 사나에의 대규모 재정과 느슨한 통화정책 기대에 베팅했던 이른바 ‘타카이치 트레이드’는 연립 붕괴로 급격히 되돌려졌다. 10월 14일 닛케이는 46,847로 마감해 2.6% 하락, 최근 고점에서 낙폭을 키웠다. 정치 일정이 꼬일 경우 일본은행의 추가 정상화 경로와 재정 확장 속도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며 금융·자동차·반도체 등 경기민감 업종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엔화는 안전통화 성격으로 소폭 강세 전환을 보이며 위험회피 신호를 보탰다.
리스크오프의 피난처: 금·은 동반 급등
위험회피가 강해지며 귀금속이 사상 최고권을 재확인했다. 금 현물과 선물은 온스당 4,000달러를 웃돌았고, 최근 1주 기준 2~3% 추가 상승을 시도했다. 은 가격도 49달러대 후반으로 급등하며 연중 상승률이 금을 앞질렀다. 글로벌 IB들은 재정적자 확대, 중앙은행 매수, 정책금리 하향 기대를 근거로 2026년 금 가격 전망을 4,900~5,0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안전통화인 엔·프랑 역시 강세를 보이며 포트폴리오의 방어 성격 자산이 상대적으로 선호됐다. 반면 위험자산인 암호화폐는 동반 약세로 전환해 비트코인이 112,000달러 안팎으로 밀렸다.
다음 촉매: 파월 발언과 실적, 그리고 물가
시장 관심은 파월 의장의 연설과 미 대형은행을 시작으로 본격화되는 3분기 실적 시즌으로 이동한다. 정부 셧다운에 따른 통계 지연이 해석 난도를 높이는 가운데, 연준이 성장 둔화와 물가 경로를 어떻게 조합해 전달할지가 단기 변동성의 핵심이다. 무역전쟁 변수는 해운·반도체 장비·소비재 등 교역 민감 업종의 밸류에이션 할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관세·수수료 국면이 예상보다 빨리 완화되면 단기 숏커버와 리오프닝 랠리가 재점화될 여지도 있다. 투자자들은 달러·엔·금 비중 조절과 이익 가시성이 높은 방어주 중심의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