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현금 보유 547조원으로 사상 최대 경신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3분기 현금 보유액을 사상 최대인 3,817억 달러(약 547조원)로 늘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최고치였던 올해 1분기 3,477억 달러를 10% 이상 상회하는 규모로, 뉴질랜드 GDP 예상치를 웃도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95세인 버핏은 CEO 은퇴를 앞두고 신중한 투자 행보를 보이며 현금 보유를 극대화하고 있다. 버크셔는 보유 현금을 연 4-5%대 이자를 주는 미국 단기국채에 집중 투자하며 연간 약 200억 달러의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12분기 연속 순매도로 시장 과열 우려 신호

버크셔는 3분기에만 61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12분기 연속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자사주 매입도 5분기 연속 중단했는데, 이는 자사 주식 가격마저 적정가치를 상회한다고 판단했음을 시사한다. 가치투자의 대가인 버핏이 현금 보유를 극대화하는 것은 현재 주식시장이 고평가됐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버핏은 과거에도 닷컴 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 직전 현금 비중을 늘려 시장 조정에 대비한 바 있다. 현재의 현금 보유 전략은 향후 시장 조정 시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버핏 은퇴와 후계 체제 전환의 영향

이번 실적은 버핏이 CEO로서 발표하는 마지막 분기 보고서다. 올해 말 CEO직에서 물러나는 버핏의 후임으로는 그렉 애이블 비보험 부문 부회장이 내정됐다. 애이블 부회장은 2026년부터 버핏의 상징이던 연례 주주서한도 대신 작성할 예정이다. 버핏의 은퇴 발표 이후 버크셔 주가는 약 12% 하락해 같은 기간 20% 오른 S&P 500 지수를 크게 밑돌고 있다. 투자자들은 '버핏 없는' 버크셔의 투자 철학과 성과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새로운 경영진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배당 지급 가능성과 미래 투자 전략

CFRA리서치의 캐시 사이퍼트 애널리스트는 '막대한 현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할 경우 배당 지급 요구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크셔는 1967년 이후 배당을 지급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처음으로 배당금 지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버크셔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134억 8,500만 달러, 순이익은 17% 늘어난 308억 달러를 기록했다. 강력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현금 보유 증가는 투자 기회 부족을 시사하며, 새로운 경영진은 이 거대한 현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명확한 전략을 제시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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