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CEO 보상안, 주주 75% 압도적 승인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일론 머스크 CEO에게 최대 1조달러(약 1400조원) 상당의 주식 보상을 지급하는 안건이 주주 75% 이상의 찬성으로 승인됐다. 6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테슬라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총에서 확정된 이 보상안은 세계 기업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CEO 보상이다. 머스크 CEO 본인도 테슬라 지분 13-15%를 보유한 주주 자격으로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번 결정은 테슬라의 미래 성장 전략과 머스크의 리더십에 대한 주주들의 강력한 신뢰를 보여준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약 1조5000억달러 수준으로, 목표 달성시 5배 이상 성장해야 한다.
2035년까지 12개 경영목표 달성해야 보상 지급
이번 보상안은 2035년까지 12개의 경영 목표를 단계적으로 달성할 때마다 주식을 지급하는 성과연동형 구조다. 최종 목표인 시가총액 8조5000억달러 달성을 포함해 ▲테슬라 차량 2000만대 인도 ▲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구독 1000만건 ▲휴머노이드 로봇 100만대 배치 ▲무인택시(로보택시) 100만대 상업 운행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4000억달러 실적 등 12개 목표를 모두 달성해야 한다. 각 목표는 테슬라의 핵심 사업 영역인 전기차, 자율주행, 로봇, 에너지 사업의 혁신적 성장을 요구하며, 단순한 재무 목표를 넘어 기술 혁신과 시장 확장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도전적 과제들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자문사들 반대에도 압도적 통과
테슬라의 6번째 큰 외부 투자자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주총 전 반대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이 펀드는 '머스크의 비전 있는 리더십 아래 창출된 상당한 가치를 인정하지만, 보상 규모의 총액, 주식 희석, 핵심 인물 리스크 완화 부족에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주요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도 보상안이 너무 크고 주주 가치를 희석시킬 수 있다며 반대 권고를 했다. 그러나 테슬라는 이들 자문사의 권고가 '주주들이 머스크에게 제공한 명령을 무시하고 그의 리더십 하에 달성된 놀라운 재무 성과를 간과한다'고 반박했다.
머스크 이탈 경고 효과, 주가 상승 반응
테슬라 이사회 의장 로빈 덴홀름은 지난달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보상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머스크가 회사를 떠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덴홀름은 '머스크 없이는 테슬라가 상당한 가치를 잃을 수 있으며, 우리 회사는 더 이상 우리가 되고자 하는 것으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상안 승인 소식이 전해진 후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 이상 상승했다. 정규 장에서는 전날 대비 3.50% 하락한 445.91달러에 마감했었으나, 승인 소식으로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는 테슬라의 성장이 머스크 개인의 리더십과 비전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