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탄핵 심판 이끈 문형배, 첫 에세이집으로 인간 성찰 담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이끌며 국민적 주목을 받았던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이 첫 에세이집을 출간한다. 문 전 권한대행은 오는 25일 '호의에 대하여 :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라는 제목의 에세이집을 통해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견한 인간에 대한 성찰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신간의 표지에는 "아름다운 사람이 많다. 절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내 주위에 불행한 사람이 있는 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없다"라는 문구가 실려 있어 그의 인간관과 철학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출판사는 이 책을
"희망과 절망을 오가며 하루를 살아내는 사람들, 문 재판관이 그 보통의 삶을 관찰하고 성찰한 기록이자 우리 평범한 일상의 결코 탄핵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책 소개 글에서 "좋은 재판을 하기 위해 시민들과 소통했고 책을 읽었다"며 "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미망에 빠지기 쉽고, 생각하고 배우지 않으면 독단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라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그는 또 "평생 책 한 권 내는 것을 꿈꾸었던 저에게는 이 책의 발간이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평균인의 삶에서 벗어나지 않고자 애썼던 판사의 기록"
문 전 권한대행은 자신의 에세이집을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평균인의 삶에서 벗어나지 않고자 애썼던 어느 판사의 기록"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했다. 이는 그가 헌법재판관이라는 고위직에 있으면서도 항상 보통 사람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려 노력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산과 경남의 지역 법관으로 판사 생활 대부분을 지내온 문 전 권한대행의 이러한 시각은 그의 오랜 현장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으로 보인다. 2018년 4월 19일 헌법재판관 임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그는 일선 법원에서 시민들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재판을 해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1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헌재가 정국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놓이게 되면서, 문 전 권한대행은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맡아 역사적인 탄핵 심판을 이끌었다. 올해 4월 4일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의 입에서 나온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선고는 한국 헌정사에 길이 남을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번 에세이집에서 문 전 권한대행이 주목한 것은 이러한 극적인 순간들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는 "그리고 배운 바를 생각한 바를 글로 썼다"며 자신의 글쓰기가 끊임없는 학습과 성찰의 과정에서 나온 것임을 강조했다.
서울시립대 응모 안 해, "다른 대학 알아보는 중"
헌재 퇴임 후 거취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문 전 권한대행은 18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립대에는 응모를 안 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 공모 절차에 응할 것으로 예상됐던 상황에서 예상과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그는 "다른 대학을 알아보는 중인데 (최종 결정까지는) 몇 달 걸릴 것 같다"며 "새로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의 학계 복귀는 당분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 전 권한대행은 "일단 9월에는 강의를 못 하고 (2학기 중에 강단에 설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법학계에서는 문 전 권한대행의 학계 복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의 오랜 실무 경험과 헌법재판관으로서의 경험, 그리고 탄핵 심판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직접 이끈 경험은 법학 교육에 귀중한 자산이 될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문 전 권한대행은 책 출간을 계기로 한 북토크 등 대외 일정과 관련해서는 "당분간은 없고 좀 지나면 해야겠죠"라고 말해 독자들과의 만남도 시간을 두고 추진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호의"를 통해 전하는 인간에 대한 믿음
문 전 권한대행이 에세이집의 제목으로 선택한 "호의"라는 단어는 그의 인간관을 잘 보여준다. 탄핵 심판이라는 극도로 정치적이고 첨예한 사안을 다루면서도 그가 견지한 것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와 선의였던 것으로 보인다.
표지에 담긴 "아름다운 사람이 많다. 절망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문구는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갈등과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그의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내 주위에 불행한 사람이 있는 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말은 개인의 행복이 공동체의 행복과 분리될 수 없다는 그의 공동체 의식을 드러낸다.
이러한 메시지는 분열과 갈등이 깊어지는 한국 사회에 치유와 화합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탄핵 심판을 통해 국가적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한 문 전 권한대행의 이러한 메시지는 더욱 무게감 있게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출판사 측은 이 책이 "희망과 절망을 오가며 하루를 살아내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전 권한대행이 "그 보통의 삶을 관찰하고 성찰한 기록"이라는 표현은 그가 얼마나 세심하게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삶에서 의미를 발견하려 노력했는지를 보여준다.
25일 출간될 이 에세이집은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정치적 격동기를 겪은 우리 사회에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와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