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거리에 설치된 이윤희씨 등신대와 수색 현장

출처 : SONOW

2006년 종강모임 후 귀가길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 전북대 수의학과 이윤희씨

19년 전인 2006년 6월 6일 새벽,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윤희씨가 종강모임 술자리를 마치고 자취방으로 향한 후 완전히 사라진 실종사건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에는 그녀를 찾기 위해 가족들이 설치한 등신대를 고의로 훼손한 40대 남성이 검찰에 송치되면서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40대 A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8일 발표했다.

A씨는 지난 5월 8일 오후 8시 20분경 전주시 완산구에 설치된 이윤희씨의 등신대를 고의로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미리 준비해온 커터칼 등 도구를 사용해 등신대를 고정하고 있던 노끈을 자른 후 등신대를 부수고 은밀한 곳에 숨겨 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단순한 우발적 행위가 아닌 계획적 범행으로 보인다.

경찰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과 주변 탐문수사를 통해 A씨를 특정했으며, 수차례 조사를 거쳐 최근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특히 A씨가 이윤희씨와 같은 전북대 수의학과에 재학했던 동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의 성격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같은 학과 동문이 실종사건 연관성 언급에 불만 품고 등신대 훼손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이윤희씨의 실종사건과 관련해 자신이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년간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는 이 사건에서 A씨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등신대 훼손이라는 극단적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찰은 A씨와 이윤희씨 실종사건 간의 직접적 연관성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주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검찰에 넘겼다"며 "실종사건과의 연관성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이는 수사 진행 중인 사안의 민감성과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신중한 접근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윤희씨의 가족들은 19년간 딸을 찾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등신대 설치는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시민들에게 이윤희씨의 얼굴을 알리고 작은 단서라도 얻고자 하는 간절함의 표현이었다. 이런 가족들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에 대해 시민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북대 수의학과 종강모임 후 자취방 귀가길에서 영원히 멈춘 시간

이윤희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2006년 6월 6일 새벽이었다. 그녀는 전북대 수의학과 본과 4학년 학생으로 종강모임 술자리에 참석했고, 모임이 끝난 후 평소처럼 자취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 이후 그녀의 흔적은 완전히 사라졌고, 현재까지 생사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시 이씨는 수의학과 졸업을 앞둔 우등생으로 장래가 촉망받는 인재였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고, 특별한 고민이나 문제가 있었다는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정황들은 그녀의 실종이 자발적이 아닐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19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윤희씨의 가족들은 현재까지도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정기적으로 전단지를 배포하고, 시민들의 제보를 받기 위해 등신대를 설치하는 등 딸을 찾기 위한 간절한 마음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등신대 훼손 사건은 이런 가족들의 마음에 또 다른 상처를 남겼지만, 오히려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오래된 실종사건일수록 시민들의 관심과 제보가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비록 19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지만, 작은 단서 하나가 미제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수사당국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