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2016년 5월 27일 밤 귀가 후 흔적 없이 증발한 동갑내기 신혼부부
결혼한 지 불과 6개월 된 부산의 동갑내기 신혼부부 전민근·최성희 씨가 2016년 5월 27일 밤을 마지막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미스터리한 실종 사건이 9년째 미궁에 빠져 있다. 이날 밤 부부는 각자 평소처럼 귀가하는 모습이 엘리베이터 CCTV에 선명하게 찍혔지만, 기이하게도 밖으로 나가는 모습은 아파트 내의 21개 CCTV 어디에도 포착되지 않았다.
더욱 불가사의한 것은 집안 상황이었다. 아내 최성희 씨가 장을 봐온 물품들은 식탁 위에 그대로 놓여있었고, 집안에 다툼이나 외부 침입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부부의 차량과 아내가 아끼던 강아지도 그대로 남아 있어 급작스러운 외출이나 계획된 여행의 가능성을 배제시켰다.
처음에는 부부에게 어떤 사정이 생겨 잠시 잠적한 것으로 여겼던 가족과 지인들이었지만, 3년이 지나도록 부부를 직접 목격한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고, 출입국기록이나 통신기록, 카드 사용내역 등 부부의 생활 반응도 전무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남편 전민근 씨의 암시적 메시지와 6일간의 연락 기록이 유일한 단서
실종 당시 아내 최성희 씨와 달리 남편 전민근 씨는 6월 2일까지 지인이나 가족과 연락을 주고받았던 것으로 확인되어 사건의 핵심 단서로 주목받고 있다. 전 씨는 동업자에게 '일이 있어 해결하려면 한두 달, 아니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암시적인 메시지를 남겼고, 아버지에게는 '괜찮아요'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정황으로 인해 초기에는 남편 전 씨의 가족들이 실종이 아닌 자발적 잠적이라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고 전 씨의 신원을 공개하는 것조차 꺼렸다. 하지만 실종 이후 3년 만에 전 씨의 가족과 지인들이 카메라 앞에 나서며 사건의 새로운 전개가 이뤄졌다.
어렵게 입을 연 전 씨의 지인들은 부부의 실종사건과 한 여성이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는 강한 의심을 제기했는데, 그녀는 바로 전 씨의 옛 애인으로 알려진 장 씨였다. 장 씨는 전 씨와 학창 시절부터 오래도록 연인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전민근·최성희 부부가 결혼할 당시 결혼을 하게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혐의가 포착되었다.
노르웨이 법원 인도 기각으로 수사 교착, 미제사건 고착화
경찰은 부부가 실종되기 직전 한국에 들어왔다가 부부가 실종된 후 한국을 떠난 장 씨를 오랫동안 추적해왔다. 장 씨가 귀국했을 때의 구체적 행적을 밝히라는 경찰의 서면질의에 두루뭉술하고 모순되는 답변을 한 점도 의혹을 키웠다. 그녀가 귀국 권유에 응하지 않자 경찰은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를 요청했고, 2017년 8월 노르웨이에서 체포되어 한국으로 송환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노르웨이 법원이 부부의 실종사건에 장 씨가 연관되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범죄인 인도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수사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여전히 노르웨이에 체류 중인 장 씨는 단 한 번도 전 씨와 사귄 적 없다며 전 씨 지인들과는 정반대의 주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부부의 실종사건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 없다며 억울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9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부부의 행방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물적 증거나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아 사건은 완전한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특히 아파트 내 21개 CCTV에 나가는 모습이 전혀 포착되지 않은 점은 여전히 가장 큰 수수께끼로 남아 있어, 이 사건이 단순한 가출이나 자발적 실종이 아닐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