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서 프로토콜 1억2800만 달러 해킹 사건 발생
11월 3일 이더리움 기반 자동화 마켓메이커 밸런서 프로토콜에서 1억2800만 달러 상당의 디지털 자산이 탈취되는 대규모 해킹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올해 가장 큰 규모의 탈중앙화금융(DeFi) 해킹 사고로 기록됐다. 블록체인 보안업체 펙실드와 사이버스에 따르면, 해커들은 밸런서 V2 컴포저블 스테이블 풀의 접근 제어 메커니즘을 악용해 WETH, osETH, wstETH 등 스테이킹된 이더리움 기반 자산들을 대량으로 빼돌렸다. 공격자들은 토네이도 캐시를 통해 자금세탁을 시작했으며, 탈취한 자산의 절반 이상을 이더리움으로 교환한 것으로 온체인 분석업체 엠버CN이 보고했다.
밸런서 프로토콜 보안 취약점과 피해 규모 분석
밸런서는 2020년 이후 세 번째 대형 해킹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 두 차례 해킹에서는 각각 50만 달러와 9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지만, 이번 해킹은 그 규모가 100배 이상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킹 소식이 알려진 후 밸런서의 총예치자산(TVL)은 24시간 만에 4억4200만 달러에서 2억1400만 달러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해커들이 사용한 공격 방식은 컴포저블 스테이블 풀의 접근 제어 시스템을 우회하는 것으로, DeFi 프로토콜의 복잡한 구조가 새로운 보안 취약점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가상자산 시장 전반 급락과 투자심리 악화
이번 해킹 여파로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급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11월 4일 오전 10만4000달러선까지 하락해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더리움은 24시간 동안 5.21% 급락한 3528달러에 거래됐다. 솔라나는 10% 하락해 16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00억 달러가 감소한 3조6000억 달러로 축소됐다. 암호화폐 공포탐욕지수는 전날 대비 절반으로 떨어져 21점을 기록하며 '극도의 공포' 단계에 진입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리스크 회피 성향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다. 특히 DeFi 관련 토큰들은 더욱 큰 폭의 하락을 보이며 해킹 사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ETF 자금 유출과 시장 전망
해킹 사건의 여파는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행태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스팟 비트코인 ETF에서는 1억8650만 달러, 이더리움 ETF에서는 1억3570만 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하며 4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와 함께 이번 해킹 사건이 투자자들을 ETF나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내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DeFi 프로토콜의 보안 강화와 규제 체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하며,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 자체의 근본적 가치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회복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