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과는 다른 법 적용 기준 제시

더불어민주당이 25일 국회 본회의 상정 직전 법왜곡죄 도입 법안(형법 개정안)을 수정한 건, 당내 법률가 출신 의원들은 물론이고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진보성향 단체들도 위헌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며 “더 숙의해야 한다”고 요구해온 데 따른 것이다. 법왜곡죄 신설에 찬성 뜻을 보여온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이날 “기존안의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해 당사자의 일방을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드는 경우’란 조항이 유지된다면, 하급심 법원이 기존 대법원 판례에 도전하는 판결을 내리면 고발과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수정 또는 삭제를 요구했다.

의총에서 갑론을박 후 거수 투표 결정

민주당 쪽에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직후까지만 해도 ‘의원총회에서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며 법안 수정 여부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1시간가량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선 당 정책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마련한 수정안을 두고 격론이 오고 갔다. 김용민 의원은 “원내지도부가 (원안을 만든) 법사위와 사전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반발했고,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도 “법왜곡죄가 통과하면 법원이 스스로 자정작용을 할 것”이라며 원안 유지를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출신 백혜련 의원은 “(원안에 담긴 판단 기준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며 수정을 요구했다.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도 “3항인 ‘논리와 경험칙’ 부분은 법 적용에 논거가 빈약하다”며 동조했다.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한병도 원내대표가 거수 투표를 제안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참석자 약 120명 가운데 70여명이 수정안에 찬성한다고 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런 결과에 정청래 대표도 “당론으로 하는 게 좋다”고 힘을 실으면서, 결국 수정안이 당론으로 채택됐다.

법 적용 범위 및 조항 수정 확정

수정된 법안은 법왜곡죄 대상을 민형사, 행정, 가사 등 모든 사건에서 형사 사건으로 좁혔다. 당 안팎에서 ‘과도하게 추상적이다’란 지적이 나온 바 있던 법 왜곡 행위 규정 조항 1호와 3호도 수정됐다.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는 경우’ 처벌하는 1호 조항은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적용하거나, 적용해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적용하지 않는 경우’로 구체화하는 쪽으로 수정됐다. 아울러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 안에서 이루어진 재량적 판단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단서도 달았다. 3호 조항은 애초 ‘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한 경우’ 처벌하는 것에서 ‘적법한 증거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로 수정했다.



출처: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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