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클래식 500 실버타운 화재 현장과 소방차들

출처 : SONOW

지하 5층 EPS실서 화재 발생, 소방차 10대 출동해 신속 진화

9일 저녁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도심형 고급 실버타운 '더 클래식 500'에서 화재가 발생해 수백 명의 고령 입주자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건물 지하 5층 EPS실(전기·기계실)에서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소방차 10여 대가 출동해 진화 작업에 나섰으며, 불길이 다른 층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하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1층 로비까지 매캐한 탄 냄새가 진동했다.

광진소방서 관계자는 "이번 화재로 덕트가 소실됐다"고 밝혔다. EPS(Electric Power Shaft Room)실은 전기·통신·기계 배관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공간으로, 전기 배선과 각종 설비가 집중되어 있는 곳이다. 덕트는 공기, 배기, 전선 등을 통과시키는 금속이나 플라스틱 관로를 의미한다.

합선·누전 등 전기적 요인 추정…정확한 원인 조사 중

화재 발생 지점이 전기·기계실이고 덕트가 소실된 점을 미뤄볼 때, 합선이나 누전 같은 전기적 요인이 화재 원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PS실은 건물 전체의 전기 공급을 담당하는 핵심 시설로, 전기 배선과 각종 전기 설비가 밀집되어 있어 화재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공간이다.

광진소방서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하며 구체적인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가 진행 중임을 밝혔다. 전기 설비 화재의 경우 노후화된 배선, 과부하, 부적절한 설치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고층 건물의 EPS실 화재는 연기와 유독가스가 수직으로 확산될 수 있어 특히 위험하다. 이번 화재에서는 불길이 번지지 않았지만, 지하에서 발생한 연기가 상층부까지 영향을 미쳐 전체 건물 대피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건국대 운영 50층 고급 시니어타운, 수백명 고령자 거주

'더 클래식 500'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최고 50층 규모의 도심형 고급 실버타운으로, 건국대학교가 소유하고 운영하고 있는 시설이다. 이 시설에는 수백 명의 고령 입주자들이 생활하고 있어, 화재 발생 시 대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취약 계층이 집중되어 있다.

고령자들의 경우 이동 속도가 느리고 비상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어, 화재와 같은 응급 상황에서는 더욱 세심한 안전 관리가 요구된다. 실버타운의 특성상 의료진과 관리 인력이 상주하고 있어 체계적인 대피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도심형 실버타운은 최근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새로운 주거 형태로 주목받고 있지만, 고층 건물에 고령자들이 집중 거주하는 만큼 화재 등 안전사고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버타운 화재 안전 관리 체계 점검 필요성 대두

이번 화재를 계기로 실버타운과 같은 고령자 집중 거주 시설의 화재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기 설비가 밀집된 EPS실의 정기적인 점검과 화재 예방 시스템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고층 실버타운의 경우 일반 아파트와 달리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이 많아 화재 발생 시 대피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따라서 화재 조기 감지 시스템, 자동 소화 설비, 비상 대피 시설 등의 안전 인프라가 더욱 중요하다.

소방 전문가들은 "실버타운과 같은 고령자 거주 시설에서는 화재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전기 설비 점검 주기 단축, 화재 감지 시스템 고도화, 직원 대상 비상 대응 교육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국대학교 측은 이번 화재 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향후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 관리 체계 보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버타운 입주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화재 안전 점검과 함께 고령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안전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