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케이블카 승강장 주변 도로에 불법 주차된 관광버스들

출처 : SONOW

넷플릭스 '케데헌' 효과로 남산 서울타워 관람객 전년比 20% 급증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남산 서울타워가 등장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타워 관람객 수는 5만2580명으로 1년 전보다 약 20% 증가했다.

남산케이블카 승강장 일대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려는 관광객들로 매일같이 붐비고 있다. 특히 남산케이블카 탑승객의 80%가 외국인으로 구성되면서 관광버스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로 인해 기존 주차시설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4시쯤 남산케이블카 승강장에서는 관광버스에서 외국인 관광객 30여 명이 내려 케이블카를 타러 이동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빈 버스는 주차장이 아닌 백범광장 옆 도로변에 주차하면서 뒤따르던 차량 10대가 일제히 브레이크를 밟는 상황이 벌어졌다.

36면 주차장에 수백 대 관광버스 몰려 불법주차 일상화

서울시와 한국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케이블카 승강장 주변에는 소월로 12면, 소파로 21면, 승강장 앞 2면 등 총 36면의 무료 노상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하루 수백 대의 관광버스가 오가는 상황에서 이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지난 8일 오후 5시쯤 12대까지 주차할 수 있는 소월로에는 16대가 서 있었고, 소파로에는 허용된 21면보다 3대 많은 24대의 버스가 주차돼 있었다. 정해진 주차면이 아닌 곳에 세워진 버스들은 경사가 심하거나 급하게 길이 꺾인 곳에도 위치해 안전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도로를 건너려던 시민 김모(38)씨는 "횡단보도 양옆으로 버스가 주차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차가 오고 있는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사고가 날 것 같아 늘 불안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관광버스 운전기사들도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 주차난이 심각하다"며 "하루 버스가 수백대 오가는데, 허가된 주차장은 수십대 규모여서 너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오는 29일 중국 무비자 관광객 증가로 주차난 더욱 심화 전망

문제는 앞으로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오는 29일부터 무비자 혜택을 받은 중국 단체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광버스 주차난과 불법 주정차 문제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주차장 관리도 부실한 상황이다. 지정된 주차 구역에는 몰래 세워둔 승용차들이 섞여 있고, 일정이 끝난 관광버스가 몇 시간 동안 주차 구역을 점유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버스 기사 조모(55)씨는 "남대문시장이나 숭례문을 찾는 차량, 일반 승용차, 심지어 장기 주차 버스까지 남산 버스 주차 구역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한 버스 기사는 "외국인 관광객은 남산 정상과 남산타워를 2~3시간 정도 둘러보는데, 버스를 20분 이상 떨어진 곳에 세워두면 제때 돌아와 태우지 못하는 일이 잦다"며 "가까운 이곳에 불법 주정차라도 하는 편이 낫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설명했다.

서울시 회현시민아파트 부지에 23면 주차장 2027년 완공 목표

서울시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추가 주차장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부지 확보를 포함해 주차장 1면을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지 확보가 쉽지 않지만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가까운 회현시민아파트 부지에 23면 규모 주차장을 계획 중"이라며 "올해 12월 착공하면 2027년까지 공사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3면 추가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36면에서 59면으로 늘어나더라도 하루 수백 대가 몰리는 관광버스를 모두 수용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남산 일대 교통 체계 개편과 함께 관광버스 운행 시간 분산, 예약제 도입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