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관세 예고에서 화해 메시지로 급반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0% 관세 부과 예고 이틀 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며 미중 관계 개선 의지를 시사했다. 트럼프는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며 '존경받는 시 주석이 잠시 실수했을 뿐'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는 자국이 불황에 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나 역시 마찬가지'라면서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돕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0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에 대응해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예고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어조다.
희토류 갈등에서 촉발된 무역 긴장의 배경
이번 미중 갈등 재점화는 중국이 지난 9일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중국은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기술 분야에 필수적인 희토류 광물의 수출을 더욱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트럼프는 10일 중국의 조치를 '적대적'이라고 비판하며 다음 달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당시 트럼프는 시진핑과의 APEC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중국 상무부도 11일 '싸움을 바라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맞대응 의지를 밝혔다. 희토류는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전략 자원으로, 미국의 첨단 기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양국 정치권의 엇갈린 반응과 시장 영향
트럼프의 화해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치권의 반응은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J.D. 밴스 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것은 섬세한 균형잡기가 될 것이며, 상당 부분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해 여전한 불확실성을 인정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관세는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며 '다음 주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급작스러운 톤 변화에 대해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관련 주식들은 화해 메시지 이후 소폭 상승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발언이 진정한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협상 전략의 일환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APEC 정상회담 재조정과 미중 관계 전망
트럼프의 화해 메시지는 이달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트럼프는 앞서 회담 취소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이후 '그래도 한국에 갈 것'이라며 '어쩌면 회담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그리어 무역대표는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이 그곳에 갈 예정이기 때문'이라며 '사실 이미 중국 측 실무선에서 접촉이 이뤄졌다'고 밝혀 양국 간 정상회담 조율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톤 변화가 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중 양국 모두 무역 갈등의 장기화가 자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어,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