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상하이지수 42.6% 급등으로 나스닥 26.7% 압도, 10년만 최고치 경신
미중 무역 갈등으로 침체됐던 중국 주식시장이 극적인 반전을 보이고 있다. 12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년 사이 42.6% 성장하며 같은 기간 미국 S&P500(18.6%), 나스닥(26.7%)은 물론 코스피(31.4%)보다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국 증시 상승의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 전환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4월 중국판 밸류업 정책인 '신국9조'를 발표하며 부동산 시장에서 주식 시장으로의 '머니무브(자금 이동)'를 적극 유도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시진핑 집권 3기 들어 정부 정책이 자본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주식 시장이 반등했다"며 "부동산 장기 침체와 역사적 초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 장세도 사상 최고가를 설명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중국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8월 중국 시장(상해+선전) 매수 금액은 1조1,834만 달러로 6월(2,713만 달러) 대비 4.36배 증가했다.
중국 AI 기업 캠브리콘 상반기 매출 40배 증가, 주가 1년간 500% 폭등
중국 증시 상승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AI와 반도체 분야의 급성장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 수년간 정책적으로 투자한 AI, 반도체 등 기술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1월 중국의 AI 서비스 '딥시크(DeepSeek)'가 전 세계에 충격파를 가져다주며 중국 AI 기술력을 입증했다.
특히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AI 반도체 기업 캠브리콘(Cambricon)은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배나 증가하면서 주가 역시 1년간 500% 이상 급등했다. 이는 미국 엔비디아의 성장세에 맞먹는 수준으로, 중국이 AI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중국 증시의 최대 변수였던 미중 무역전쟁도 소강상태에 들어간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중국 증시가 중장기적 상승세에 올라섰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개별 종목 투자 제약 많아 중국 ETF로 우회 투자 급증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중국 개별 기업 주식을 직접 매입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다. 김민경 한국투자신탁운용 책임은 "정부가 육성하는 대표 우량주들로 구성된 '과창판' 종목처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가 매우 제한적인 종목들도 많다"며 "개별 종목 최소 매수 단위가 있어 배터리 생산 기업인 CATL을 매수하려 해도 최소 600만 원 이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런 제약으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상장된 중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ACE 중국과창판STAR50', 'KODEX 차이나심천ChiNext',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 등 중국 주식형 상품은 8월 한 달간 3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국 ETF 투자 열풍은 접근성과 분산투자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개별 종목 투자 시 발생할 수 있는 언어 장벽, 정보 부족, 높은 최소 투자금액 등의 문제를 ETF를 통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4분기 15차 5개년 회의서 2026-2030 AI·반도체 로드맵 발표 예정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 정책에 맞춘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중국 증시의 경우 정책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큰 만큼, 중국 정부가 집중 육성하는 산업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김민경 책임은 "4분기 열릴 15차 5개년 회의에서 2026~2030년 중국의 경제성장 로드맵이 발표될 예정인데, 시장에서는 반도체·AI 기술 자립, 헬스케어, 휴머노이드 로봇 등 또다시 첨단산업 육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AI 열풍은 더 이상 미국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의 AI 기술 발전과 정부 지원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중국이 AI, 반도체, 로봇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면서 관련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