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비축 전략 차트와 암호화폐 거래 화면

출처 : SONOW

DAT 기업들 2025년 150억 달러 자금 조달로 투자 패러다임 전환 주도

디지털자산비축(Digital Asset Treasury, DAT) 전략을 채택한 기업들이 2025년 새로운 투자 트렌드를 이끌며 암호화폐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8월 21일 기준 공개 및 사모 기업들이 DAT 전략을 위해 조달한 자금이 150억 달러를 넘어서며, 전통적인 암호화폐 벤처캐피털 투자 규모인 60억~80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고 PA뉴스가 보도했다.

DAT 기업은 주로 소규모 시가총액을 가진 공개거래 기업이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이나 알트코인을 예비자산으로 취득·보유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체다. 이들은 ETF나 뮤추얼펀드와 달리 암호화폐를 주요 예비자산으로 직접 보유하며, 암호화폐 가격 상승과 온체인 수익률로부터 이익을 추구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보다는 직접 암호화폐를 대차대조표에 보유하는 방향으로 자본 배분 전략을 전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DAT 기업인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현재 58만25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여 최대 공급량의 2.8%에 해당하는 약 600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DAT 운동의 선구자 역할을 하며 다른 기업들의 벤치마크가 되고 있다.

비트코인 중심에서 이더리움·알트코인으로 포트폴리오 확장

2025년 DAT 붐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비트코인에서 다양한 알트코인으로의 확장이다. 기업들은 고성장 레이어1 및 프로토콜 토큰을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탈중앙화 금융 거래소 하이퍼리퀴드의 HYPE 토큰이 두 번째로 큰 취득 대상이 되어 여러 DAT 비축고에 약 15억 달러가 투자된 것으로 확인됐다. 솔라나(SOL), 수이(SUI), 톤코인(TON), BNB, 페치.ai(FET) 등도 주요 투자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이더리움 비축고들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8월 기준 DAT 기업들이 304만 ETH 이상을 보유하여 약 130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축적했으며, 이는 이더리움 가격을 4,300달러 선까지 밀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분석된다. 이러한 대규모 보유는 특정 토큰에 대한 가격 지지와 유동성을 제공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일부 알트코인의 DAT 비축은 토큰 발행자와의 직접 협력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상장사 업엑시(Upexi)가 투자자로부터 솔라나 토큰을 어음 형태로 취득하거나, ALT5 시그마가 토큰 재단으로부터 15억 달러 비축 거래의 일환으로 7억5천만 달러 상당의 트럼프 관련 WLFI 토큰을 받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회계 기준 변화와 규제 환경이 DAT 전략 확산 뒷받침

DAT 전략이 급속히 확산되는 배경에는 유리한 회계 처리 방식의 변화가 있다. 미국 일반회계원칙(US GAAP)이 암호화폐에 대한 공정가치 회계를 채택(FASB ASU 2023-08, 2025년 발효)하면서 기업들이 분기별로 암호화폐 자산을 시장가치로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기존의 손상차손 문제를 해결하고 손익의 투명성을 개선해 재무담당자들에게 암호화폐 보유에 대한 더 큰 확신을 제공하고 있다.

EY의 조사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의 83%가 2025년에 디지털 자산 배분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암호화폐를 향후 3년간 위험조정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로 평가하고 있다. 규제 명확성과 상품 혁신이 주류 디지털 자산 채택에 대한 전례 없는 열의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캘리버(나스닥: CWD)가 8월 28일 체인링크 LINK 토큰을 중심으로 한 DAT 전략과 포괄적인 디지털 자산 비축 정책을 승인했다고 발표하는 등 새로운 기업들의 DAT 전략 채택이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는 장기 투자와 스테이킹을 통한 수익 창출을 목표로 LINK 토큰 취득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수익 기대와 함께 변동성 위험도 상존해 신중한 접근 필요

DAT 전략의 핵심 매력은 암호화폐 상승 시 단순한 현물 투자보다 더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레버리지 효과에 있다. 기업들은 프리미엄 가치로 주식을 발행해 더 많은 암호화폐를 매입하는 자기강화 순환을 만들어 주당 순자산가치(NAV)를 상승시키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현물 ETF에 대한 '운영적' 대안으로 자리매김하며 더 높은 P/E 배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DAT 전략의 잠재적 위험성도 경고하고 있다. 성과가 좋을 때는 더 빨리 오르지만, 상황이 나빠질 때는 더 빠르게 하락하는 레버리지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DAT 기업들이 현금 흐름이 부족하고 암호화폐 보유량이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인 상황에서, 장기간의 하락장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암호화폐 매각을 강요할 수 있다.

실제로 8월 15일 암호화폐 상승 랠리가 둔화되면서 DAT 기업들이 큰 폭의 매도세를 보였다. 스트래티지는 3% 하락했고 2024년 11월 최고점 대비 33% 하락한 상태를 보였으며, 이더리움 중심의 BMNR, SBET 등은 더 큰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DAT 기업들이 암호화폐 가격에 대한 고베타 투자처로서 기초 자산의 변동성에 크게 노출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규제 당국의 감시 강화나 유동성 위기 발생 시 기업들의 대규모 암호화폐 매도가 시장 전체에 미칠 수 있는 시스테믹 리스크를 지적하고 있어, DAT 투자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