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매출 467억 달러로 시장 예상 상회, 전년 동기 대비 56% 급증
엔비디아가 27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AI 반도체 수요의 견조함을 재확인했다. 매출은 467억4,000만 달러(약 64조8,900억 원)로 금융정보업체 LSEG 집계 시장 전망치 460억6,000만 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주당순이익도 1.05달러로 예상치 1.01달러보다 높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이 56%, 순이익이 59% 증가한 257억8,000만 달러를 기록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생성형 AI 붐에 따른 GPU 수요 급증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순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웃돌면서 수익성 개선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다만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하는 데이터센터 부문은 411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 413억4,000만 달러에는 소폭 미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3%대 하락하기도 했으나, 한 시간여 만에 발표 전 수준으로 반등하며 시장의 탄력성을 보여줬다. 투자자들이 전반적인 AI 성장 트렌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젠슨 황 CEO "AI 경쟁은 이제 시작", 빅테크 투자 6천억 달러로 배증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AI 경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메타, 오픈AI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연간 AI 투자 지출이 6,000억 달러로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며 "이는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공지능이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이러한 AI 혁명의 중심에서 핵심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경제 전반의 생산성 혁신을 이끌 것이라는 장기 전망을 제시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세스 배셤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는 향후 수년간 AI 혁명을 주도할 30개 기업 중 하나"라며 "AI가 생산성과 경제 성장을 이끌 잠재력은 과거 어떤 기술 혁신보다 크다"고 평가했다. 포브스도 엔비디아의 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중국 수출 제한 불확실성 여전, H20 칩 매출 회복 관건
다만 지정학적 위험은 여전히 엔비디아의 최대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국향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해 엔비디아는 3분기에도 중국 판매용 H20 칩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정학 문제가 해소되면 H20 칩 매출이 20억~50억 달러까지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혀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중국은 엔비디아의 전체 매출에서 약 20% 비중을 차지하던 핵심 시장이었다. 수출 제한으로 인한 매출 감소분을 다른 지역에서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미중 관계 개선 여부가 엔비디아의 중장기 성장에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정책 방향이 엔비디아 주가의 핵심 모멘텀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월가는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540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UBS 등 주요 투자은행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성장 가속이 명확하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반면 HSBC는 중국 매출 불확실성을 이유로 '보류(Hold)' 의견을 유지하며 신중한 접근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 AI 인프라 투자 견조함 재확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뉴욕증시는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S&P500 지수는 전일 대비 0.32% 오른 6,501.86을 기록했고, 나스닥은 0.53% 상승한 2만1,705.16으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도 0.16% 오른 4만5,636.90을 기록하며 전 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로이터는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AI 인프라 투자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투자 심리가 지지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3분기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면서 향후 성장 모멘텀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AI 열풍 속에서 엔비디아는 '버블' 논란과 함께 실적 기반 랠리를 이끄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구조적인 AI 수요가 향후 수년간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와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신규 응용 분야의 확산이 장기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