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팝마트 매장에 진열된 라부부 인형과 블라인드박스

출처 : SONOW

중국 당국의 블라인드 판매 비판에도 주가 역대 최고치 경신

중국 완구 기업 팝마트가 히트 캐릭터 '라부부' 인형과 블라인드 판매 방식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가 6월 20일 블라인드 판매 방식이 아동·청소년의 소비중독을 부추긴다며 강력 비판했음에도 불구하고, 팝마트 주가는 8월 27일 홍콩 증시에서 339.80홍콩달러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종가 기준(318.80홍콩달러) 주가는 연초 대비 250% 가까이 상승했으며, 이는 중국 정부가 2023년 8세 미만 어린이 대상 블라인드 판매를 금지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현상이다. 런민일보의 비판 보도 당일 주가가 장중 6.2% 하락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도 팝마트가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으나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우에 그쳤다.

미주 매출 1142% 폭증으로 글로벌 IP 기업 진화 가속화

팝마트의 놀라운 성장세는 구체적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팝마트 매출은 139억 위안(약 2조7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미주시장에서의 성장이 눈에 띈다. 상반기 미주시장 매출은 22억6500만 위안(약 44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8200만 위안(약 353억 원)에서 무려 1142% 급증했다.

이러한 성장은 공격적인 오프라인 매장 확장에 기인한다. 미국 내 팝마트 오프라인 매장은 상반기에만 19개 순증해 작년 말 22개에서 올해 6월 말 41개로 확대됐다. 남북미에서 팝마트 오프라인 매장이 미국에만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주 매출의 상당 부분이 미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해외시장까지 합치면 전체 해외 매출 성장률은 440%에 달해 글로벌 확장 전략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시장에서 오히려 높은 수익성 확보로 경쟁력 입증

팝마트의 해외 진출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매출 증가를 넘어 수익성까지 확보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팝마트의 해외시장 GP마진(매출총이익률)은 71.3%로 중국 시장의 63.9%보다 7.4%포인트 높았다. 이는 많은 기업들이 해외 진출 과정에서 겪는 비용 증가 문제를 팝마트가 효과적으로 해결했음을 의미한다.

높은 해외 수익성의 배경에는 온라인 쇼핑몰과 무인 자판기 '로보숍' 중심의 효율적 판매 전략이 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따른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소비자 접근성을 확보한 것이다. 현재 전체 매출에서 중국과 해외시장 비중이 6대4 수준이지만, 가파른 글로벌 성장세를 고려하면 팝마트의 내수 의존도는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라부부 외 다양한 IP 포트폴리오로 지속 성장 동력 확보

팝마트의 경쟁력은 단일 캐릭터에 의존하지 않는 다변화된 IP 포트폴리오에서도 찾을 수 있다. 현재 자체 IP 중 매출 비중이 가장 큰 것은 여전히 라부부지만, 스테디셀러 '몰리'를 비롯해 '스컬판다', '크라이베이비', '디무'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균형 잡힌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러한 IP 다각화는 특정 캐릭터의 인기 하락 위험을 분산시키는 동시에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만족시키는 전략적 우위를 제공한다.

미중 무역갈등이 팝마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우려보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갈등이 완구업체까지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팝마트는 미국 현지 기업과의 라이선싱 계약을 통해 자체 IP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관세 부과도 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라부부 인기 정점 미도달, 지속적 투자매력 보유"

증권가에서는 팝마트의 향후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송예지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라부부 인기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고 팝마트의 신규 IP 창출 역량도 크다"며 "여전히 투자 매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당장 실적이 매우 좋은 데다 향후 IP 사업의 지속적 성장도 예상된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