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 트럼프 관세 부과 근거법에 권한 없다고 판단
미국 워싱턴 D.C. 연방순회항소법원이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 대부분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근거였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관세 부과 권한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관세 전쟁'의 법적 기반을 뒤흔드는 중대한 판결이다.
재판부는 "의회가 이 법을 제정하면서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무제한적 권한을 주려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법이 관세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대통령의 관세 부조 권한에 명확한 한계를 담은 절차적 안전장치도 갖고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는 관세 부과 권한이 본래 의회에 있다는 헌법적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펜타닐 유입 이유 중국·캐나다·멕시코 관세와 전세계 대상 관세 무효
이번 판결로 무효화되는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시작하면서 지난 2월 펜타닐 유입을 이유로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에 부과한 관세와 지난 4월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한 관세다. 이들 관세는 모두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부과된 것으로, 이번 판결에 따라 법적 효력을 잃게 됐다. 다만 철강·알루미늄 등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는 다른 법적 근거에 따른 것이어서 이번 판결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펜타닐 유입을 이유로 한 관세 부과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였는데, 이번 판결로 그 법적 근거가 부정당한 것이다. 펜타닐 문제는 미국 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대응 조치를 취했지만, 법원은 이러한 목적이 있다고 해서 대통령이 의회의 권한을 침해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치편향적 판결" 강력 반발, "관세 사라지면 국가 재앙"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판결에 대해 즉각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정치편향적"이라고 비판하고 "모든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관세가 사라지면 국가에 총체적 재앙이 될 것"이라며 관세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단순한 무역 정책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경제 주권의 핵심 수단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대법원 상고 방침을 시사했다. 그는 이번 판결이 정치적 편견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대법원에서 뒤집힐 수 있다는 확신을 표명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현재 대법원 구성을 고려할 때 트럼프 측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있어, 최종 결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5월 국제무역법원 판결에 정부 항소한 것이 이번 판결의 배경
이번 판결은 관세 부과 권한은 의회에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시행한 상호 관세를 철회하라고 명령한 국제무역법원(USCIT)의 지난 5월 28일 판결에 정부가 항소한 데 따른 것이다. 1심에서 패소한 트럼프 행정부가 항소심에서도 패하면서 관세 정책의 법적 근거가 더욱 약화된 상황이다. 다만 정부 측은 계속해서 법적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어서 최종 결론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무역법원과 연방항소법원이 연이어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린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법적으로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사법부의 일관된 판단으로 해석된다. 특히 대통령의 행정 권한과 의회의 입법 권한 사이의 권력 분립 원칙이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무역질서와 미국 내정에 미칠 파장 상당할 듯
이번 판결은 글로벌 무역질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혼란에 빠졌던 국제 무역 환경에 일정한 법적 명확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 직접적인 관세 부과 대상국들은 이번 판결을 환영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무역 분쟁 해결에도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이번 판결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지지층은 사법부의 정치적 개입이라고 비판할 것이고, 반대 세력은 법치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기간 동안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관련 업계와 무역 파트너국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