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SONOW
검찰, 김범수에 시세조종 법정 최고형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 구형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에 대해 검찰이 시세조종 사건의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29일 열린 최종 공판에서 검찰은 김 창업자가 "적법한 인수 경쟁 방법이 있음을 보고받았음에도 지속 반대했고, 인수 의향을 숨긴 채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시세조종 범행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2년 전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경쟁자 하이브의 인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투자심의위 카카오톡방을 통해 관련 보고를 받고 불법 행위를 지시, 승인했다고 보고 있으며, '김 위원장이 SM엔터를 평화적으로 가져오라고 지시했다'는 통화 녹취록도 증거로 제시했다.
김범수 측 "기계적 기소" 반박, 최후진술에서 "불법 사익 추구한 적 없어"
김범수 측 변호인단은 "검찰이 인위적 조작 여부를 따지지 않은 채 주문 가격을 기준으로 기계적으로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이는 실제 시장 조작 의도나 효과보다는 단순히 거래 패턴만으로 혐의를 인정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변호인들은 카카오의 SM엔터 인수가 정상적인 기업 경영 활동의 일환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범수 위원장은 최후 진술에서 "단 한 번도 불법적으로 사익을 보려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의 SM엔터 인수가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의 일환이었으며,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모든 의사결정이 정당한 기업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투자심의위 카톡방 대화와 통화 녹취록이 핵심 증거로 작용
이번 사건에서 핵심 증거로 제시된 것은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 카카오톡 대화방의 내용과 관련 통화 녹취록이다. 검찰은 이를 통해 김범수 위원장이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고 시세조종 계획을 승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평화적으로 가져오라'는 지시가 우회적인 시세조종 지시였다는 것이 검찰의 해석이다.
반면 김범수 측은 이러한 대화나 지시들이 일반적인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표현들이며, 시세조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카카오톡 대화방의 맥락과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해석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재판부의 판단이 주목된다.
K팝 산업과 플랫폼 기업 M&A에 미칠 파장 상당할 것으로 예상
김범수 사건은 단순히 한 기업인의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을 넘어서 K팝 산업과 플랫폼 기업의 M&A 관행에 대한 중요한 판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M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인수는 단순한 자산 가치보다는 아티스트와 IP(지적재산권)의 가치가 중요한데, 이러한 특수성이 시세조종 판단에 어떻게 반영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카카오와 같은 대형 플랫폼 기업이 콘텐츠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의 결과에 따라 향후 플랫폼 기업들의 M&A 전략과 의사결정 과정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10월 21일 1심 선고 예정, 카카오와 IT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 주목
김범수 위원장에 대한 1심 선고는 10월 21일 예정되어 있다. 만약 검찰 구형대로 중형이 선고된다면, 카카오는 창업자를 잃게 되는 것은 물론 기업 이미지와 경영 안정성에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카카오는 현재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 경영진의 공백이 사업 추진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무죄나 선고유예, 또는 가벼운 형이 나온다면 카카오로서는 숨통이 트이는 것은 물론, IT업계 전반의 M&A 활동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한국 IT업계의 글로벌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만큼, 재판부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국내 IT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대형 M&A에도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