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와 암호화폐 거래소 차트 화면에 급락하는 비트코인 가격

출처 : SONOW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경신 후 급락, 암호화폐 시장 패닉

15일 뉴욕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5% 이상 급락하며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은 사상 처음으로 12만4천 달러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으나,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 직후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됐다.

주요 알트코인들도 일제히 큰 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과 리플(XRP), 솔라나, 도지코인 등이 모두 급락하며 암호화폐 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특히 이더리움은 최근 4월 이후 144% 급등하며 비트코인을 앞서는 상승률을 보였으나, 이날 급락으로 상승 모멘텀에 제동이 걸렸다.

암호화폐 시장의 이러한 급변은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 물량이 시장에 출회하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PPI 물가 급등으로 연준 정책 전망 변화

암호화폐 급락의 직접적 원인은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한 데 있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7월 PPI는 전월 대비 0.9% 급등해 시장 전망치 0.2% 상승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2022년 6월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폭이다.

전년 동기 대비 PPI 상승률은 3.3%로 지난 2월(3.4%)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6% 올라 시장 전망치 0.3%를 크게 초과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8% 상승했다.

이번 PPI 급등에는 포트폴리오 관리 수수료 5.8% 상승과 항공료 1.0% 상승이 주요 기여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도·소매업자들의 마진인 '유통 서비스 마진'에서 예상 밖 상승세가 나타난 점은 공급업체가 관세 충격을 흡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향후 공급업체 한계 도달 시 소비자 물가로 전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PPI 급등으로 연준의 9월 빅컷(50bp 금리인하) 기대감이 완전히 소멸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25bp 인하 확률을 92.6%로 반영하고 있으며, 50bp 인하 확률은 사라졌다.

뉴욕증시 보합권 마감, 중소형주 급락

뉴욕증시 3대 지수는 PPI 충격에도 불구하고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01포인트(0.02%) 내린 44,911.26에, S&P500지수는 1.96포인트(0.03%) 오른 6,468.54에, 나스닥종합지수는 2.47포인트(0.01%) 밀린 21,710.67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로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 지수는 1.24% 급락했다. 중·소형주는 금리인하로 더 큰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이기 때문이다. 반면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들은 애플과 테슬라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으며, 아마존은 2.86% 올랐다.

인텔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분 보유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7% 넘게 급등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 강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0.34포인트(2.35%) 오른 14.83을 기록하며 시장 불안감이 높아졌음을 보여줬다.

이더리움 상대적 강세와 향후 전망

흥미롭게도 최근 몇 달간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앞서는 강세를 보였다. 4월 이후 이더리움은 144% 급등하며 트럼프 관세 정책 속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주요 암호화폐로 부상했다. 관세 발표 직후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처럼 비트코인에 몰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트코인이 비트코인을 앞서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더리움 급등의 배경에는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의 증가가 있다. 샤프링크 게이밍과 비트마인 이미션 테크놀로지스 등이 투자자 자금을 모아 전량 이더리움 매수에 투입하는 모델로 전환했다. 특히 비트마인은 비트코인 채굴업에서 손을 떼고 이더리움 중심 전략으로 선회해 시장 심리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더리움의 초과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더리움은 역사적으로 비트코인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기 때문에 올해 남은 기간에는 양대 자산의 수익률이 다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 오늘의 동반 급락은 이러한 상관관계가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