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채권시장 흐름을 설명하는 국채와 회사채 구조도

출처 : SONOW

2,800조 시장, 채권이 금융을 움직인다

한국 채권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정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 기업들의 선제적 자금조달이 맞물리며 2025년 채권시장은 구조적 변곡점을 맞고 있다. 국채의 발행은 늘고, 회사채는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편, 부동산 PF-ABCP 시장은 여전히 리스크 관리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2023년 말 기준 원화표시 채권 발행 잔액은 약 2,800조 원. 국채가 전체의 37%를 차지하며 기준금리의 ‘앵커’ 역할을 한다. 채권은 장외시장 중심 거래 구조를 갖고 있어 전문성과 정보력의 싸움이기도 하다. 개인 투자자의 접근이 어려운 대신, 금융시장의 심층 구조를 반영하는 정교한 지표로 기능한다.

국채, 회사채, ABS: 각각의 구조와 리스크

국채는 정부의 경쟁입찰을 통해 발행되며,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각종 금융상품의 가격 결정 기준이 된다. 2024년에는 초장기 국채 금리가 10년물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보험사 중심의 초장기 수요가 배경이다.

회사채의 경우 2024년 발행량은 신용등급을 가리지 않고 급증했다. AA- 이상 우량채는 163%, A+ 이하도 177% 증가했다. 금리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과 신용스프레드 유지가 주요 요인이었다. 하지만 70조 원에 달하는 만기도래 채권은 기업들에게 상당한 차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산유동화증권(ABS)은 부동산, 대출채권, 매출채권 등 유동성이 낮은 자산을 기반으로 특수목적기구(SPV)를 통해 발행된다. 특히 PF-ABCP는 부동산 개발에서 자주 활용되지만, 3~5년 장기사업을 1년 이하 단기로 조달해 만기 불일치 문제가 심각하다.

2025년 채권시장 전망: WGBI 편입과 금리 사이클

2025년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외국인 수요 증가라는 세 가지 요인이 맞물리며 구조적 변화가 예상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연간 50~100억 달러 수준의 외자 유입을 전망하며, 국채 수급 안정과 장기 투자 기반 확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실제로 2024년 9~11월 외국인 채권 투자는 평년 대비 크게 증가했으며, 단기물 중심의 무위험 차익거래 유인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미국 금리 정책 변화 등 대외 변수는 금리 변동성을 키우는 리스크 요인으로 남는다.

투자자를 위한 전략과 시사점

채권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는 금리와 채권 가격의 역관계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듀레이션이 길수록 금리 변동에 민감하므로, 시장 금리 전망에 따라 적절한 만기 구조를 선택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또한, 신용스프레드와 기업별 리스크 요인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구조화 상품(ABS, PF-ABCP 등)은 구조와 기초자산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으면 위험할 수 있다. 특히 부동산 기반 유동화는 시장 하락기엔 심각한 유동성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채권시장은 단순한 수익추구가 아닌, 리스크 통제와 정보 비대칭 해소의 싸움이다. 금융공학의 도구로 무장하되, 기본 원리와 구조에 대한 이해 없이는 고수익은커녕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