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고액 후원' 경위 확인되며 수사 확대 불가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강선우 무소속 의원한테 건넨 공천헌금 1억원을 돌려받은 뒤 지인 등 명의로 강 의원 후원 계좌에 총 1억3200만원만원을 쪼개기 후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김 전 시의원의 ‘차명 후원’ 통로로 의심받는 재단 회원이 이 돈과 별도로 강 의원에게 고액의 후원금을 보낸 사실이 2일 확인됐다. 기존에 알려진 1억원의 반환 및 후원금 재입금 경로와는 별개의 돈이 드러난 셈이어서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차명후원 논란, '두 재단' 동원된 정황 확인

2일 한겨레가 이상욱 정의당 강서구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확보한 ㄷ재단·ㅂ협회의 회원 명부를 보면, 김 전 시의원과 친분이 있는 ㄱ씨는 2023년 11월10일 24만원의 연회비를 내고 두 재단에 가입한 것으로 기재돼있다. 김 전 시의원의 남동생 김아무개씨를 포함해 두 재단의 가입자는 총 19명으로, 상당수는 김 전 시의원의 가족 회사에 이름이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두 재단은 김 전 시의원의 남동생 김아무개씨가 소유한 부동산 시행사가 각각 20억원을 출연해 2023년 11월 설립한 비영리법인이다. 정치권에서는 두 재단이 김 전 시의원이 유력 정치인들에게 차명 후원금을 전달하기 위한 통로로 쓰였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경 전 시의원 쪽은 “두 재단은 설립되지도 않았다”며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차명후원' 과정 언급한 후원금 기록

그런데 한겨레 취재 결과, ㄱ씨는 2022년 8월24일 강 의원에게 1인 연간 한도인 5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재단에 가입하기 1년여 전에 거액의 후원금을 보낸 것이다. 문제는 후원금이 입금된 시점이다. 이때는 2022년 6·1 지방선거 두달 뒤로, 강 의원이 그해 1월에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받은 1억원을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만나 돌려줬다고 진술한 시기다. 강 의원 후원 계좌 목록에는 2022년 10월 8~11일 10여명이 대부분 500만원씩 총 8200만원의 후원금을 입금했다. 강 의원은 20일 경찰에 출석해 김 전 시의원 쪽으로 의심돼 해당 후원금을 모두 반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2023년 12월에 들어온 5000만원의 쪼개기 후원금도 전액 반환 조처했다고 한다. 이를 고려하면 ㄱ씨가 강 의원에게 후원금을 보낸 500만원(2022년 8월)은 시점상 강 의원이 돌려줬다는 기존의 후원금과는 별개의 돈으로 보인다. 제3의 후원금이 존재했을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ㄱ씨는 후원 이유를 묻는 한겨레의 전화와 문자에 답하지 않았다.

재단 설립 전 정치 활동 의혹

ㄷ재단과 ㅂ협회의 회원 중에 ‘차명 후원’ 의혹에 연루된 이는 ㄱ씨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시이에스’(CES)를 방문할 때 동행했던 최측근 ㄴ씨도 회원명단에 이름이 등장한다. ㄴ씨는 2023년 7월 김 전 시의원을 대신해 서울지역 민주당 중진의원에게 500만원을 차명 후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회원 2명이 설립 전에 이미 정치인 차명 후원에 동원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두 비영리법인의 성격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상욱 위원장은 “재단 설립 전부터 회원들이 정치인 후원에 동원된 것은, 이 조직이 애초부터 불법 정치자금 세탁을 위해 기획된 구조였음을 보여준다”며 "수사기관은 이 재단을 중심으로 한 정치자금 세탁 네트워크 전체를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ch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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