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수도권 전면 적용되는 외국인 토허제, 핵심 내용은
정부가 8월 26일부터 1년간 서울 전역과 인천 7개구, 경기도 23개 시·군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공개한 이번 조치는 6·27 대출규제 이후 제기된 외국인과의 역차별 논란에 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
새로운 제도 하에서 외국인이 해당 지역의 주택을 매수하려면 계약 전 시·군·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대상은 전용면적 6㎡ 이상의 아파트,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이며 오피스텔은 제외된다. 허가를 받은 외국인은 4개월 내 입주와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져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취득가액의 10% 이내에서 이행강제금이 매년 반복 부과된다.
수도권 외국인 주택거래는 전세사기 확산 이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4,568건에서 2024년 7,296건으로 60% 증가했으며, 올해 7월까지 이미 4,431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특히 국내 주소가 없는 외국인의 수도권 주택 매입은 작년 295건에서 올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6·27 대출규제와 외국인 역차별 논란의 배경
이번 외국인 토허제 도입의 직접적 배경은 지난 6월 27일 시행된 대출규제와 관련된 '역차별 논란'이다. 6·27 대출규제는 내국인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대출을 받은 경우 6개월 내 전입 의무를 부과했다. 또한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대폭 강화했지만, 이러한 규제가 외국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실제로 강남3구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에서 외국인들의 부동산 거래가 증가하면서 "외국인들이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부동산 쇼핑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국세청이 현재 강남3구에서 외국인 49명에 대해 취득 자금이나 임대소득 세금 탈루 정황으로 세무조사를 진행 중인 것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내국인은 엄격한 대출규제로 집 사기가 어려워졌는데, 외국인은 현금으로 자유롭게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 부동산 업계 관계자
이에 국회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택 매입 시 국가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하는 등의 법안이 10건 발의된 상태다. 정부는 이러한 여론과 정치권의 압박 속에서 외국인 대상 규제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준형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외국인의 주택 거래량이 많지는 않지만 신고가 거래가 있어 집값 상승 등 일부 영향을 미쳐왔다고 판단했다"며 정책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주택을 소유한 외국인은 9만8,581명으로 보유 주택 수는 10만216호(전체 주택의 0.52%) 수준이지만, 고가 주택 거래에서의 영향력은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실효성 확보를 위한 강력한 제재 수단
정부는 외국인 토허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다층적인 관리·감독 체계를 구축했다. 우선 허가를 받은 외국인은 계약 체결 후 30일 이내에 거래 신고와 함께 자금조달계획서와 증명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외화 반입 경우 신고 여부와 금액도 상세히 기재해야 한다.
실거주 의무 위반 시 제재는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먼저 3개월 이내 지자체의 이행명령을 받게 되며, 그래도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취득가액의 10% 이내에서 이행강제금이 매년 반복 부과된다. 사후 현장점검에서 실거주 의무 위반이 적발되면 청문 절차를 거쳐 허가 취소 처분까지 검토한다.
자금출처 조사도 강화된다. 현재는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 거래만 자금조달계획 제출 의무가 있지만, 국토부는 연내 '부동산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허가구역 거래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자금조달계획에는 해외자금 출처와 비자 유형도 추가로 기재하도록 했다.
외국인이 해외자금을 반입해 주택을 매입할 때 자금세탁 의심 시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통보하고, 실거주 후 매각한 주택의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해외 과세당국과 정보를 공유한다. 이를 통해 조세 회피 목적의 부동산 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와 전망
외국인 토허제 도입이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상징적 의미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주택 보유 비중이 전체의 0.52%에 불과하지만, 고가 주택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상당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강남3구와 같은 프리미엄 지역에서 외국인들의 현금 매입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많았다.
부동산 업계는 단기적으로 외국인 매수 물량이 감소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거래량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실거주 목적의 외국인 수요는 여전히 유지될 것으로 보여, 전체적인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는 내년 8월 25일까지 1년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되,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기간 연장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상경 국토부 제1차관은 "해외자금 유입을 통한 외국인의 주택 투기거래 차단에 만전을 기하고, 지속적으로 외국인의 거래 동향을 모니터링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국회에서 발의된 외국인 부동산 매입 관련 법안들이 통과될 경우, 이번 토허제와 중첩 적용될 가능성도 있어 정책 효과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외국인의 주택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등의 추가 강경 조치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