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건물과 금리 인하 관련 차트

출처 : SONOW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가계부채 규제 등 거시건전성 정책을 선행 시행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거시건전성 정책의 파급영향 분석 및 통화정책과의 효과적인 조합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 부진과 동시에 서울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 간의 긴밀한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거시건전성 정책 선행시 서울 아파트 상승압력 0.4%p 축소

한국은행 연구진이 거시건전성정책지수를 산출하여 분석한 결과, 금리 인하에 앞서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할 경우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에 따른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압력을 약 0.4%포인트 축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조치가 금리인하보다 4-6개월 뒤늦을 경우 주택가격 상승 억제 효과는 0.2-0.3%포인트로 크게 줄어들었다.

추동호 한은 경제모형실 거시모형팀 과장은 경기 부진과 금융 불균형 확대가 동시에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 간 유기적인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조치가 금리 인하 이후에 이뤄지는 것보다 금리 인하에 앞서 먼저 시행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정책 조합이라고 강조했다.

6·27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 상승률 2%p, 주담대 1.6%p 억제

정부가 6월 27일에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경우, 대책이 없었다면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가격은 약 6% 상승하고 주택담보대출은 약 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책 시행으로 상승률이 각각 1.6-2.1%포인트, 1.2-1.6%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 유의한 효과가 있는 반면, 성장을 제약하는 효과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적절한 거시건전성 정책이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부동산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창용 총재 유동성으로 부동산에 불 지르지 않겠다 철학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한미 간 금리 격차가 2%포인트에서 1.75%포인트로 줄어들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용 여력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서울대 특강에서 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한두 달 미뤄도 경기를 잡는 데는 큰 영향이 없는데 금리 인하 시그널로 서울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더 고생한다유동성 공급으로 부동산에 불을 지르지 않겠다는 철학이라고 밝힌 바 있다.

9월 7일 주택공급 확대방안 후속으로 10월 금리인하 현실화 전망

전문가들은 정부가 6월 27일 대책에 이어 9월 7일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연이어 발표하며 주택 가격 상승 기대심리 억제에 나선 만큼, 가계부채 상승세가 안정될 경우 다음 달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한국은행의 분석 결과는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의 순서와 타이밍이 정책 효과에 미치는 중요성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