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시장과 관세 비교 그래프

출처 : SONOW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일본과의 무역협정에 따라 9월 16일(현지시간)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일본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기존 27.5%(기본 관세 2.5% + 품목별 25%)에서 15%로 낮춘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25%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서 한일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일본 5500억달러 투자 약속으로 9월 16일부터 관세 인하

이 같은 조치는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따른 것으로, 일본이 5,500억 달러(한화 약 767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것이 배경이다. 일본 측은 대미 자동차·부품 관세가 인하되는 시점을 앞두고 현지 생산 확대 등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제조사들은 이미 미국 시장에서 5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관세 인하로 가격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행정명령에는 자동차뿐 아니라 쌀·항공기 부품 등 대미 수출품 전반에 상호 관세 부담 경감 조치도 포함됐다.

현대·기아 2분기 영업이익 1조5천억원 감소

반면 한국은 지난 7월 말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을 미국과 합의했으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펀드의 구조 및 성격 등을 놓고 세부 조율이 지연되며 관세 인하 적용이 미뤄지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도 올해 4월부터 25% 관세 정책으로 상실됐고,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업체들은 영업이익 감소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기아는 2분기 영업이익이 약 1조5,000억 원 감소하며, 미국에서 도요타, 혼다 등 일본차와의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투싼·쏘나타 등 주력 하이브리드 모델 타격 우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꾸준히 늘려왔으나, 현지 생산 라인 확대가 아직 제한적이어서 국내 생산 모델에 25% 관세가 반영되어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내 투싼·쏘나타·아반떼 등 주력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이 일본차 대비 높아질 경우, 성장 곡선이 꺾일 수 있다는 산업계의 경고도 나온다.

이번 관세 인하로 일본산 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고, 한국산 자동차는 관세 격차로 인해 경쟁력이 둔화될 전망이다. 당초 업계는 영국, 일본 등 무역합의 사례를 바탕으로 자동차 관세 인하가 약 두 달의 유예기간을 거쳐 발효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국은 후속 협의가 지연되면서 관세 역전 현상이 최소 수개월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18일 현대차 인베스터데이서 대응 전략 주목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당국자는 협상 타결을 위해 미국에서 추가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며, 대미 투자 방식과 이익 배분 등을 둘러싼 이견이 타개될지 업계와 정부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18일 뉴욕에서 개최되는 현대차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관세 인하 협상과 현지 생산 확대에 관한 전략이 공개될지 주목된다.

한국차 수출의 10% 이상이 미국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관세 격차가 장기화되면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부담이 클 것

업계 관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