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 찬 한국인 근로자들 단속 현장

출처 : SONOW

미국 ICE,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한국인 근로자 316명 구금 후 영상 공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16명을 기습 단속해 구금한 사태가 외교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ICE는 단속 다음날인 지난 5일 한국인 근로자들이 수갑과 족쇄를 찬 채 연행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공개해 한국 내 반발을 키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지난주 조지아주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벌어진 무차별적 단속의 여파가 한국에서 계속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귀국하는 공항에서는 미국의 조치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WSJ "미국에는 공장 건설·설비 설치할 기술 인력 부족한 현실"

WSJ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시설을 건설하거나 공장에 장비를 설치할 때는 기술자가 필요하지만 미국에는 그런 인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문은 "미국인들이 듣기 불편할 수 있지만 사실이다. 미국에는 이런 일을 할 노동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WSJ는 "한국 기업들이 자사 직원들이 구금 시설에 갇힐 수 있다면 미국에 새로운 투자를 하는 데 많이 주저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가 "미국에 대한 직접 투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 대통령의 우려에 무게를 실었다.

한미 관세 협상 중 발생한 구금 사태로 양국 관계 긴장 고조

이번 사태는 한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대미투자를 약속한 상황에서 발생해 더욱 민감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WSJ는 "미국의 동맹국들은 수출품에 더 높은 관세 부과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협조하려는 태도를 보였지만 이런 유연성은 결국 자국 유권자들의 인내심과 충돌한다"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사태가 한국 내 반미 감정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으며, 미국 측에 재발 방지와 함께 적절한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금됐던 근로자들은 현재 모두 석방돼 한국으로 귀국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해외투자 유치 정책과 이민 단속 사이 모순 드러나

WSJ는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것 같은 단속은 트럼프가 원한다고 말하는 해외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편으로는 해외 기업의 미국 투자를 장려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강경한 이민 단속을 추진하는 모순된 정책이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는 한미 관계에 긴장을 조성하고, 장기적으로는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CHIPS Act) 등으로 미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려던 한국 기업들의 계획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