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문형배, 헌재 퇴임 4개월째 "영리 목적 변호사 개업 않겠다" 약속 이행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을 맡아 파면을 선고했던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올해 4월 헌재 퇴임 후에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으며 과거 약속을 지키고 있다. 문 전 재판관은 2019년 헌법재판관 취임 전 인사청문회에서 법조계의 전관예우 문제와 관련해 "퇴임 이후 영리 목적의 변호사 개업 신고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 인터뷰에서도 이 약속을 거듭 확인하면서 "내 삶을 제약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문 전 재판관은 청문회 당시 "평균인의 삶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는데, 낡은 교복과 교과서를 친척에게 물려받아 중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는 그의 가난한 과거가 이러한 약속에 큰 울림을 주었다.
오광수, 민정수석 사퇴 3개월 만에 김건희 특검 피의자 변호인 변신
반면 지난 6월 이재명 정부의 첫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다가 낙마한 오광수 변호사는 김건희 특검 수사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변호인으로 나섰다. 오 변호사는 검사 재직 시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 등이 불거져 민정수석 임명 닷새 만에 사퇴했으며, 새 정부 첫 공직 낙마 사례로 정부에 적잖은 상처를 준 바 있다.
그는 JTBC에 "변호인들이 많이 계시는 걸로 알고 있다. '원오브뎀(one of them)'이겠지 뭐. 그렇게 이해합시다"라고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오 변호사는 문 전 재판관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통일교 측 변호인단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변호를 했던 강찬우 전 대검 반부패부장과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을 지낸 김오수 변호사 등 검찰 고위직 출신들이 다수 참여했다.
"전관 중 전관" 오광수의 파격적 변신…특검 방문해 변론
오 변호사는 '전관 중 전관'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불과 3개월 전 민정수석에 기용됐던 그의 경력을 따라올 만한 확실한 전관도 없다. 오 변호사는 한 총재의 변호인 자격으로 특검을 방문했으며, 특검 측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오 전 수석이 특검에 방문한 것은 사실"이라며 "담당 특검보를 만나 변론하고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오 변호사는 민정수석 사퇴 후 지난 7월 25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에서 과거 소속됐던 법무법인에 취업 가능 처분을 받아 변호사 활동에 법적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새 정부 초대 민정수석에서 국민적 지탄을 받는 김건희 특검 주요 피의자의 변호인으로 3개월 만에 변신한 처신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검찰 개혁 논의에도 불똥…"수사권 고집하는 이유" 비판 목소리
오 변호사의 변신은 검찰 개혁 문제로도 불똥이 튀었다.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인들은 통상 검찰 수사단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검찰이 수사권을 가지고 있는 한 이런 전관예우의 악습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검찰개혁 방안 논의과정에서 검찰이 보완 수사권을 고집하는 것을 검찰 출신들의 전관 혜택 관점에서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과거 법관 시절 '청백리'로 칭송받았던 김능환 전 대법관도 2013년 3월 중앙선관위원장직에서 퇴임한 후 아내의 편의점에서 일하는 보통 사람의 삶을 선택해 화제가 됐지만, 5개월 뒤 대형로펌에 들어가면서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이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전관예우 문제가 개인의 도덕성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제도적, 문화적인 측면에서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형배 전 재판관의 약속 이행과 오광수 전 수석의 변신은 우리 법조계 전관예우 문제의 양극단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