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수주 절벽과 해양플랜트 부진으로 위기 맞았던 한국 조선업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조선업은 심각한 불황에 직면했다. 해양플랜트 사업 진출 실패와 글로벌 선박 발주량 급감으로 수주 절벽을 맞았고, 조선 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는 10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 계획과 정부의 12조원 유동성 지원으로 간신히 파산 위기를 넘겼다. 중소 조선사들은 폐업 수순을 밟아야 했고,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분식회계와 부실이 드러나면서 조선업 전체가 암흑기를 겪었다.
고부가가치 선종 집중으로 질적 성장 이룬 K-조선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국 조선업은 '질적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정부와 업계는 친환경·스마트 조선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며 LNG 연관 선박과 고부가가치 선종에 집중했다. 그 결과 2023년 기준 한국은 LNG선 글로벌 수주량의 약 80%를 점유하며 세계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 중국이 '양적' 성장으로 세계 1위 조선국으로 부상했지만, 한국은 '질적' 경쟁력에서 우위를 유지하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특히 한화오션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50년 만에 LNG 운반선 수주라는 성과를 이끌어내며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을 세계에 입증했다.
미국과의 '마스가 프로젝트'로 새로운 도약 준비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의 열쇠가 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는 한국 조선업의 국제적 위상을 더욱 높였다. 조선 3사는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를 중심으로 TF를 구성해 미국과의 협력을 준비 중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내 추가 조선소 건설이나 인수를 검토하고,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 조선사와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공동 건조를 추진한다. 특히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급성장에 대응해 친환경, 자율운항 선박, AI·디지털 기술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