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에서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트럭과 수출 물류 현장

출처 : SONOW

한국 8월 수출증가율 1.3%로 전망치 3.0% 밑돌아

한국의 8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한 584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인 3.0%를 크게 밑돌았다고 1일 관세청이 발표했다. 이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7월 증가율 5.8%보다 크게 둔화된 수치다. 아시아 4위 경제대국이자 글로벌 무역의 조기 지표 역할을 하는 한국의 수출 둔화는 세계 경제에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8월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4.0% 감소한 518억6천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경제학자들의 전망치인 0.1% 감소보다도 큰 폭의 하락이다. 월간 무역수지는 65억1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나 전월 66억1천만 달러보다 축소됐다.

트럼프 15% 관세 부과로 對美 수출 2020년 5월 이후 최대 낙폭

對美 수출은 12.0% 급감하며 2020년 5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7월 말 한미 무역협정을 통해 확정된 15% 관세가 8월 7일부터 발효된 직접적인 영향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25% 관세를 위협했으나 협상을 통해 15%로 낮췄지만, 기존 기준 관세율 10%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자동차, 기계류, 철강 분야의 對美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은 반면, 현재 관세 면제 대상인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상호 관세 발효 전 선적 물량 집중 효과로 8월 낙폭이 더욱 컸다"며 "15% 관세가 한국 제품을 경쟁국 대비 크게 불리하게 만들지는 않아 추가 악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對중국 수출도 2.9% 감소, 對동남아시아는 11.9% 급증

對중국 수출도 2.9%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對동남아시아 수출은 11.9% 급증했다. 특히 對대만 수출은 강력한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39.3%나 폭증했다. 이는 한국이 미국 관세 압박 속에서도 새로운 수출 시장 다변화에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품목별로는 인공지능 기술 붐에 따른 반도체 수출이 27.1% 증가했고, 자동차와 선박 수출도 각각 8.6%, 11.8% 늘었다. 반면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수출은 각각 4.7%, 18.7% 감소했다.

정부, 9월 초 관세 피해 수출기업 지원책 발표 예정

한국은행은 지난주 미국의 높은 관세가 무역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쟁국 대비 상대적으로 가파른 관세 인상과 품목별 관세 노출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데이터 발표 후 "정부는 9월 초 관세 피해를 받은 수출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며 "내수 활성화, 시장 다변화, 경쟁력 개선 방안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조사에서도 수출 주문이 4월 이후 가장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며 공장 가동률이 7개월 연속 위축되는 등 관세 충격이 실물경제에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