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9월 정기국회 개원식 한복 착용으로 한국 문화 알리자는 제안
우원식 국회의장이 오는 9월 정기국회 개원식에서 국회의원 전원이 한복을 입을 것을 제안했으나, 국민의힘이 이를 거부하면서 정치권 내 새로운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 의장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제안 취지를 밝혔다.
이번 제안은 최근 K-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국회가 앞장서서 한국 전통 문화를 홍보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장 측은 "해외 언론과 외교사절들이 참석하는 개원식에서 한복을 착용한다면 한국의 전통미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한복은 BTS를 비롯한 K-팝 스타들과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해외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한복 체험이나 한복 대여 서비스가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거부 입장으로 여야 간 문화 정치적 해석 차이 부각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제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개원식 복장은 의원 개인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라며 "특정 복장을 강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일부 의원들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번 제안이 단순한 문화 홍보를 넘어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재 정치적 대립이 격화된 상황에서 여당을 곤란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한복 착용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강요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측은 우 의장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라며 "정치적 색깔을 떠나 모든 의원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통문화 정치화 논란과 국회 위상 제고 효과 맞서
이번 논란은 전통문화의 정치적 활용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한복 착용 자체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지만,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한복 연구자들은 "한복이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제안이 국회의 위상 제고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문화정책 전문가는 "국회가 앞장서서 전통문화를 알리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다만 모든 정파가 동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제적으로도 각국 의회에서 전통 복장을 착용하는 사례는 종종 있어 왔다. 인도 의회에서는 중요한 행사 시 전통 복장인 쿠르타를 입는 경우가 많으며,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도 전통 의상을 공식 행사에서 착용하는 관례가 있다.
여야 협의체 구성으로 합의점 모색하나 전망 불투명
현재 국회 사무처는 여야 간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한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관계자는 "의장의 제안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모든 의원이 동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며 "여야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합리적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절충안으로 한복 착용을 희망하는 의원들만 참여하는 방식이나, 개원식이 아닌 별도의 문화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또한 한복 대신 한국적 요소가 담긴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등의 대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야 간 정치적 대립이 격화된 현재 상황에서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