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 입장하기 위해 줄 선 수험생과 학부모들

출처 : SONOW

2023년 SKY 대학 중도탈락 학생 2500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

지난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SKY)를 중도에 그만둔 학생 수가 248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처음 공개된 2007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로, 전년도인 2022년(2126명)보다 16.7%(355명) 증가한 규모다. 교육부 산하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학별로는 고려대 중도탈락자가 1054명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는 942명, 서울대는 485명으로 나타났다.

전공계열별로는 자연계열 이탈이 149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년 대비 173명 증가했다. 인문계열 탈락자도 917명으로 같은 기간 154명 늘었고, 예체능계열은 70명으로 집계됐다. 학과별로는 서울대 간호학과(27명), 화학생물공학부(24명), 고려대 경영학과(71명), 전기전자공학부(65명), 연세대 공학계열(155명) 등에서 중도탈락자가 많았다.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이 상위권 대학생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

이처럼 SKY 대학 중도탈락자가 급증한 배경에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서, 이른바 '반수(재입시)'를 택한 상위권 학생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중도탈락은 자퇴, 등록 포기, 복학 미이행, 유급 등 다양한 사유를 포함하지만, 전문가들은 탈락자 중 상당수가 의학계열 진학을 목표로 재도전에 나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인문계열 학생들조차 의대 진학을 위해 학교를 떠나는 현상이 확인된다는 것이다. 고려대 경영학과(71명), 경제학과(29명) 등 인문계 상위권 학과에서도 중도탈락자가 많았는데, 이는 최근 문과 상위권 학과에 이과생 진입이 늘면서 경쟁이 심화된 영향도 있지만, 인문계 학생들도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현상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의료계 전망과 입시 경쟁 심화로 의대 쏠림 현상 지속될 전망

교육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의대 쏠림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사라는 직업이 갖는 안정성과 높은 소득, 사회적 지위 등이 여전히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의대 정원 확대로 진입 기회가 늘어나자 상위권 대학생들의 재도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현상은 대학 교육의 연속성과 전문성 측면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미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고 의대 입시에 재도전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합리적 선택일 수 있으나, 국가적으로는 교육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과 인재 양성의 단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의대 입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고등학교 교육 현장에서도 의대 진학을 위한 준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