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SONOW
헌정사 첫 전직 영부인 구속기소, 대통령 부부 동시 피고인 초유 사례
김건희 여사가 29일 구속 기소됐다. 전직 대통령 배우자가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배우자가 동시에 피고인 신분에 서는 초유의 사례가 됐다. 김건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김건희 씨를 도이치모터스 관련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명태균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구속 이후 다섯 차례의 특검 조사에서 대부분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번 구속 기소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역대 대통령이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는 있었지만, 배우자가 사법 처리된 전례는 없었다. 김 여사는 대한민국 첫 '피고인 영부인'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모자로 판단, 과거 검찰 불기소와 상반된 결론
특검이 공개한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주가를 조작, 8억1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는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명태균씨로부터 2억7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2022년 4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는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함께 통일교 측으로부터 지원 청탁을 받고 8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특검은 김 여사가 단순한 주가 조작 사건의 '전주'가 아닌 공모 관계에 있다고 본 것이다. 이는 과거 검찰이 김 여사를 단순 투자자 수준으로만 보고 불기소했던 것과 달리, 특검은 주가조작 공모자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김 여사가 적극적으로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특검의 판단이 드러난 것이다.
범죄수익 10억3천만원 추징보전 청구, 재판 구속기간 최장 1년6개월 가능
또한 특검은 김 여사가 범행으로 취득한 범죄수익 10억3천만원 상당에 대해 기소와 동시에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이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통한 부당이득 8억1천만원, 명태균 관련 여론조사 무상 제공 2억7천만원, 통일교 관련 금품수수 8천만원을 합산한 규모다. 김 여사의 구속 만료일은 당초 31일이었지만, 특검은 이틀 앞당겨 구속 기소에 나섰다.
구속 기소로 '재판 구속기간'은 새로 시작됐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기본 구속기간은 2개월이며, 재판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2개월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1심에서 최대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도 각각 6개월씩 구속이 유지될 수 있어 최장 1년6개월 동안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수 있다. 특검은 김 여사의 목걸이 수수 의혹을 비롯해 특검법상 나머지 사건과 관련 공범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김예성 집사게이트도 구속기소, IMS모빌리티 등 3명 구속영장 청구
한편 특검은 이날 '집사 게이트'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김예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도 밝혔다. 김예성은 김건희 여사의 개인 업무를 담당하면서 '김건희 집사'로 불려온 인물로, 김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연루되어 있다. 아울러 IMS모빌리티 조영탁 대표와 이사 모 아무개씨, 민경민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대표 등 3명에 대해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사업과 투자 과정에서 부정한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김건희 여사를 중심으로 한 일련의 사건들이 단순한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범죄행위였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김 여사 주변 인물들까지 광범위하게 수사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목걸이 수수 등 나머지 사건 수사 계속, 정치적 파장 확산 불가피
특검은 김 여사와 관련된 다른 의혹들에 대한 수사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김 여사가 디올 가방과 함께 받았다고 알려진 고가 목걸이 수수 의혹 등 특검법상 나머지 사건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관련 공범들에 대한 수사도 지속되면서 사건의 전모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건희 여사의 구속기소는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는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으며, 야당은 이를 탄핵 정당성의 근거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여당에서는 정치적 탄압이라는 주장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정치자금 불법 수수, 공천 개입 의혹 등 핵심 혐의와 관련해 본격적인 재판을 받게 되며, 이 과정에서 한국 정치사에 전례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