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SONOW
재계 총수들 대거 방미, 한미 경제협력 새 전기 마련
이재명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주요 재계 총수들이 24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포함된 이번 경제사절단은 25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뒷받침하며 한미 경제협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4일 오후 12시께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했다. 취재진의 방미 경제사절단 각오에 대한 질문에 "열심히 할게요"라고 짧게 답했다. 비슷한 시간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출국장에 들어갔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출국장으로 들어섰다.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 반도체 생산 거점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약 23조6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대미 투자 규모를 총 370억달러(51조원)로 확대했다. 최근에는 테슬라, 애플과 대형 공급 계약을 따내는 등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다양한 산업 분야 총수들 참여, 포괄적 협력 기대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김동관 부회장을 비롯해 류진 풍산그룹 회장(한국경제인협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이 포함됐다. 총수들이 이끄는 그룹의 핵심 산업은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조선, 에너지 및 원전 등 한국 경제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 그룹은 최근 미국 현지 투자에 적극 나서거나 미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 시절 추진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CHIPS Act) 등의 혜택을 받으면서 미국 내 생산기지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총수들이 미국 현지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원전 등 신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2의 마스가" 프로젝트 기대감 고조
재계에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배터리, 원전 등 양국의 다양한 산업 분야 협력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 조선업 협력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이어 또 다른 한미 산업 협력 모델이 탄생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한국의 조선 기술력과 미국의 조선업 재건 의지가 결합된 성공적인 협력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모델로 한 새로운 형태의 산업 협력이 반도체나 원전 분야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원전 분야에서는 한국의 건설 기술력과 미국의 시장 및 자본이 결합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박지원 회장이 사절단에 포함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경제외교 실용주의, 한미동맹 경제적 토대 강화
이번 경제사절단의 방미는 한미동맹이 단순히 안보 차원을 넘어 경제적 파트너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도 갖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미 동맹 강화는 물론 대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 등 경제, 산업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고려할 때,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이 양국 관계에서 중요한 레버리지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총수들의 이번 방미는 이러한 경제외교의 실용주의적 접근을 구현하는 의미있는 행보로 평가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방미를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한미 간 기술협력은 양국 모두에게 전략적 가치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