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67일 만에 재회한 양국 정상, 113분 심도있는 회담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의 첫 만남 이후 67일 만에 열린 두 번째 정상회담으로, 한일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담은 애초 계획보다 훨씬 길어져 총 113분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오후 4시 54분 총리관저에 도착해 소인수 회담(62분)과 확대 회담(51분)을 연이어 진행했으며, 이는 양국 정상 간 논의가 그만큼 심도 있고 실질적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이 대통령은 확대 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 통상문제와 안보 문제를 두고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며 "가치·질서·체제·이념에서 비슷한 입장을 가진 한일 양국이 어느 때보다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 또한 "안정적인 한일관계 발전은 양국의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의 이익이 된다"고 화답하며 협력 의지를 명확히 했다.
수소·AI 등 미래산업에서 시너지 창출 방안 모색
양국 정상은 경제 분야에서 수소산업과 인공지능 등 미래 핵심 산업 분야의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는 두 나라가 각각 보유한 기술력과 산업 기반을 결합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특히 수소산업의 경우 한국의 수소차 기술과 일본의 연료전지 기술, 그리고 양국의 수소 인프라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 수소 경제 생태계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양국 기업 간 기술 교류 확대와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 추진 방안을 모색했다.
이러한 미래산업 협력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상황에서 양국이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경제 안보를 강화하는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일 간 기술 협력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출산·고령화 등 공통 사회문제 해결 위한 협력체 출범
사회 분야에서는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저출산·고령화·수도권 집중·농업·재난 안전 등의 과제 해결을 위한 정책 경험 공유와 당국 간 협의체 출범에 합의했다. 이는 두 나라가 선진국형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저출산 문제의 경우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2명(2023년), 일본이 1.20명(2023년)으로 모두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양국의 정책 경험 공유가 절실한 상황이다. 고령화 대응에서도 일본의 개호보험제도와 한국의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등 각국의 정책 노하우를 상호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해서는 연간 1200만 명 교류 시대를 맞아 한일 청년들의 문화 체험 기회를 늘리고자 워킹 홀리데이 참여 횟수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양국 청년 세대 간 상호 이해와 친밀감 증진을 통해 미래 한일 관계의 토대를 더욱 견고히 하려는 장기적 관점의 정책으로 평가된다.
17년 만의 공동문서 발표와 셔틀외교 재개의 의미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17년 만에 공동 결과문서를 발표하고 정상 간 셔틀외교를 공식 재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공동 결과를 문서로 발표하는 것도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그 의미를 강조했다.
셔틀외교 재개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이는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복귀 이후 한일 관계가 조속히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수시로 방문하고 대화하는 정상 간 셔틀 외교가 한일 외교의 새로운 모델로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보 측면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또한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협력이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기로 합의했다.
양 정상은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일본이 의장국을 맡은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긴밀한 협력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정상회담을 통해 저와 이시바 총리 간의 유대와 신뢰가 강하게 형성된 것처럼 이번 일본 방문이 양국 간 그리고 양국 국민 간 진정한 신뢰를 쌓아가는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기를 기대한다"며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