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파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 강력 시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2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우리 목표에 훨씬 더 가까워졌고 노동 시장은 이전의 과열된 상태에서 냉각됐다"면서 "우리의 정책 기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파월 의장이 "'위험의 균형'이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점이다. 이는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주요 우려 요인으로 봤다면, 이제는 노동시장으로 위험이 옮겨갔다는 정책적 관점의 전환을 의미한다. 뉴욕타임스는 "연준이 곧 금리 인하를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지금까지 중 가장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0.25%포인트 낮춘 뒤, 지난달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동결해 왔다. 이는 주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글로벌 관세 정책이 물가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노동시장 냉각과 고용 불안 현실화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배경에는 노동시장의 뚜렷한 냉각 현상이 있다. 그는 최근 월간 고용 증가세 둔화에 대해 기업들의 고용 수요 감소인지, 아니면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으로 인한 노동 공급 감소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현재 고용 상황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5000건으로 시장 예상치 22만6000건을 넘어섰고, 이달 1일 미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5~6월 일자리 확정치에서도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이 두 달 합쳐 당초 발표보다 25만8000명이 줄어드는 등 고용 감소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노동자의 공급과 수요 모두 현저히 둔화된 결과로 나타난 기묘한 종류의 균형"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 이례적인 상황은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만약 그런 위험이 현실화한다면 급격한 해고 증가와 실업률 상승의 형태로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관세 영향은 "단기적"...인플레이션 압력 제한적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파월 의장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관세가 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고, 근원 CPI 상승률은 3.1%를 기록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 정책의 물가 영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파월 의장은 관세가 상품 가격에 영향을 주는 상황에 대해 "이제는 분명히 눈에 보인다"면서도 "합리적인 기본 시나리오는 그 영향이 비교적 단기적이며 물가 수준의 일회성 상승으로 그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관세 인상 효과가 공급망과 유통망을 통해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즉각적인 인플레이션 압력보다는 점진적인 영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전문가들은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보다 높지만 금리 인하를 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경제 성장률 둔화와 정책 전환점
파월 의장은 소비자 지출 둔화로 인한 성장률 감소도 현 경제 상황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했다. 올 상반기 미국 경제 성장률은 1.2%로 1년 전 2.8%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이는 미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크게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번 잭슨홀 심포지엄은 여러 면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2018년부터 연준 의장을 맡아온 파월이 기조연설을 하는 사실상 마지막 잭슨홀 심포지엄이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펼치는 가운데 열려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1982년부터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주최해온 세계적인 경제정책 학술 행사로, 웅장한 티턴산을 마주 보고 있는 잭슨홀에서 나오는 메시지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들썩일 정도로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티턴산의 계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번 파월 의장의 발언은 글로벌 통화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