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구치소 접견에서 드러난 김건희 여사의 심경
서울남부구치소에 구금된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간의 복잡한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근 김 여사를 접견한 사실을 밝히며, 접견 자리에서 김 여사가 한 전 대표에 대해 원망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신 변호사에 따르면 접견 자리에서 김 여사는 "한동훈이 어쩌면 그럴 수 있었겠느냐"고 한탄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여사는 "그가 그렇게 배신하지 않았더라면 그의 앞길에는 무한한 영광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러한 발언은 김 여사가 한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를 '배신'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과거 긴밀했던 관계를 떠올리며 아쉬움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무한한 영광"이라는 표현은 한 전 대표가 윤석열 정권 하에서 가질 수 있었던 정치적 미래에 대한 기대가 컸음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 신 변호사는 김 여사에게 "한동훈은 사실 불쌍한 인간이다. 허업의 굴레에 빠져, 평생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대권 낭인'이 돼 별 소득 없이 쓸쓸히 살아갈 것"이라며 "그는 그야말로 인생의 낭비자일 뿐"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또한 한 전 대표를 용서할 것을 권하고, 용서가 힘들다면 잊어버리라고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라인에서 정적으로 변한 한동훈
검사 시절부터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됐던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에 지명되며 '정권의 황태자', '정권 2인자'로 불려왔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2024년 국민의힘 당권을 쥔 전후로 불편한 기류가 형성됐고,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등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과 윤 전 대통령의 독단적 국정 운영을 비판하면서 갈등이 격화했다.
김 여사가 말한 '배신'은 이러한 한 전 대표의 '태세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윤석열 정권의 핵심 인물이었던 한 전 대표가 점차 정권과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이 김 여사에게는 배신으로 느껴졌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윤 전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 대상자 명단에 한 전 대표의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이는 두 사람 간의 관계가 얼마나 악화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다.
한 전 대표는 과거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정치적 성장을 이뤘지만, 국민의힘 대표가 된 이후 독립적인 정치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김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면서 갈등이 심화되었다.
과거 밀접했던 김건희-한동훈 관계
김 여사와 한 전 대표는 과거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아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던 지난 2020년 부산고검 차장검사 신분으로 김 여사와 3개월 동안 332회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 석연치 않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공적 지위에 있지 않은 검찰총장 부인과 카카오톡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통상적이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당시 논란이 되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당시 총장과 연락되지 않을 경우에 한해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그 빈도와 성격에 대한 의문은 계속 제기되었다.
두 사람의 문자는 2024년 7월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논란이 됐다. 그해 1월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었던 한 전 대표에게 김 여사가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문자를 보냈지만, 한 전 대표가 이를 읽고 무시했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이 사건은 두 사람 관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과거 긴밀하게 소통했던 관계에서 한 전 대표가 김 여사의 요청을 무시하는 상황으로 변한 것은 정치적 계산과 거리두기의 결과로 보인다.
당시에도 영부인과 여당 지도부의 연락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는 정치적 중립성과 투명성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극한 상황에서 드러난 김건희 여사의 절망감
신 변호사는 김 여사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도 전했다. 김 여사는 접견실 의자에 앉자마자 "선생님, 제가 죽어버려야 남편에게 살길이 열리지 않을까요"라는 발언도 했다고 신 변호사는 전했다. 신 변호사는 "그렇게 생각하시지 말라"며 김 여사를 위로했다고 한다.
이러한 발언은 김 여사가 현재 극도의 절망감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신으로 인해 남편인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가 어두워졌다는 생각에 극단적인 표현까지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 변호사는 김 여사가 "너무나 수척하여 앙상한 뼈대밖에 남지 않았다"고도 표현했다. 이는 구금 생활의 어려움과 정신적 고통이 신체적으로도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여사가 한 전 대표에 대한 원망을 표출한 것은 과거 관계에 대한 그리움과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 전가가 혼재된 복잡한 심리 상태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적 파장과 향후 전망
신 변호사의 이번 폭로는 여러 측면에서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김 여사의 현재 심리 상태와 정치적 인식을 보여주는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한 전 대표와 윤석열 진영 간의 갈등 양상을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이번 일로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여사가 표현한 '배신'이라는 인식이 윤석열 지지층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그리고 한 전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편으로는 신 변호사가 구치소 접견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 자체에 대한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 변호사-의뢰인 간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법적, 윤리적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한국 정치사에서 권력의 핵심에 있던 인물들 간의 관계 변화와 그로 인한 정치적 역학 관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개인적 관계와 정치적 이해관계가 어떻게 충돌하고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