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남북관계 정책을 발표하는 모습

출처 : SONOW

이재명 정부의 남북관계 패러다임 전환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제1회 을지국무회의에서 밝힌 남북관계 접근법은 기존 정부와 차별화된 "단계적 이행 원칙"을 제시했다. "기존 남북 합의 중에서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 이행을 준비하라"는 지시는 과거 정부들이 추진했던 포괄적 합의보다 실용적 접근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서 주목할 점은 "평화 우선주의" 철학이다. "진짜 유능한 안보는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며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낫고, 그것보다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 상태가 가장 확실한 안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 정부의 억지력 중심 안보관과 대비되는 접근법이다.

특히 "철통같은 대비태세를 굳건하게 유지하는 바탕 위에서 긴장을 낮추기 위한 발걸음을 꾸준하게 내딛는 용기"라는 표현은 "강한 방어력 기반의 신뢰 구축 전략"을 시사한다. 이는 일방적 유화정책이 아닌 균형잡힌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이재명 정부의 이러한 접근을 "점진적 실용주의"로 평가하고 있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과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원칙론적 접근, 문재인 정부의 포괄적 합의 추진과 차별화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복합 안보 시대의 통합적 위기관리 체계

이 대통령은 현재의 안보 환경을 "복합 위기"로 진단했다. "국제질서 재편, 인공지능 등 신기술의 급속한 발전, 기후변화로 인한 안보 개념의 변화"를 언급하며 전통적 군사 위협을 넘어선 통합적 안보 역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을지연습의 성격도 기존과 달리 "민관군 통합 실질 연습"으로 규정했다. 전통적으로 군사 중심이었던 을지연습을 민간과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종합적 위기관리 훈련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안보 전문가들은 이러한 접근을 "포괄적 안보(Comprehensive Security)" 개념의 구현으로 보고 있다. 경제안보, 기술안보, 환경안보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21세기 안보 환경에 적합한 대응체계 구축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국가의 총체적인 위기관리 능력을 한층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발언은 코로나19 팬데믹, 기후변화 등 비전통적 위협에 대한 체계적 대응 의지를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북한 위협 대응을 넘어 "전방위 국가 리질리언스(회복탄력성)" 구축 전략으로 평가된다.

K-컬처를 통한 소프트파워 외교 전략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K-컬처를 국력 신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규정했다.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 인기와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 급증 현상을 언급하며 문화 콘텐츠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강조했다.

정부의 문화정책 방향으로는 "팔 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을 제시했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이 원칙은 영국의 문화예술위원회(Arts Council) 모델을 차용한 것으로, 정부의 직접적 개입보다는 인프라 구축과 간접 지원을 통한 문화산업 육성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문화산업 전문가들은 이러한 접근을 "시장 친화적 문화정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콘텐츠 기획보다는 민간의 창의성을 보장하면서 글로벌 경쟁력 있는 콘텐츠 생산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정부 소통 혁신과 언론 관계 재정립

이날 국무회의에서 주목할 또 다른 의제는 "정부 홍보 효율화 방안"이었다. 이 대통령은 언론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고의적 왜곡 및 허위 정보는 신속하게 수정해야 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홍보 방식에 대해서는 "직접 소통 중심"으로의 전환 의지를 밝혔다. "돈을 주고 홍보하는 것보다 직접 국민과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는 발언은 기존의 매체 중심 홍보에서 시민 참여형 소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사한다.

특히 "민감한 핵심 쟁점인 경우 국민께 알리는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참여민주주의적 정책 결정 과정"을 제도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는 정부 독단적 정책 추진에 대한 반성과 함께 시민사회와의 협치 강화 의지를 보여준다.

정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이러한 접근을 "투명성 기반 반응형 정부"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정보 공개와 시민 참여를 통한 정부 신뢰도 제고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정부 정책 철학의 특징과 전망

제1회 을지국무회의에서 드러난 이재명 정부의 정책 철학은 "실용적 진보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 이념적 접근보다는 실질적 성과를 중시하되, 평화와 포용의 가치를 견지하는 접근법이다.

남북관계에서는 "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으로"라는 점진주의, 안보정책에서는 "평화를 통한 안보"라는 예방외교, 문화정책에서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시장친화적 접근, 소통정책에서는 "직접 소통과 공론화"라는 참여민주주의적 특징을 보인다.

정치학자들은 이러한 정책 조합을 "한국형 사회민주주의 모델"의 시도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되 사회적 포용성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평화외교를 통한 국익 추구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이재명 정부의 정책 성공 여부는 "실행력"에 달려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남북관계의 경우 북한의 호응 여부가 변수이고, K-컬처 정책은 글로벌 문화시장에서의 경쟁력 유지가 관건이다. 정부 소통 혁신은 기존 관료문화의 변화 의지와 언론계의 자정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