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가 2026년 AI 예산안을 발표하는 모습

출처 : SONOW

AI 대전환에 10조1000억원 투입, 올해 대비 3배 규모 확대

정부가 2026년 예산안에서 'AI 3강' 국가 도약을 목표로 인공지능 대전환(AX)에 총 10조1000억원을 투입한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는 올해 AI 분야 재정지출 규모인 3조3000억원의 3배에 달하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6년 예산안 및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세 브리핑에서 "지출 구조조정을 단계적으로 강하게 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아이템 위주로 국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며 "AI 대전환에 있어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AI 전환을 통해 산업 생산성을 높이고 2%대 이하로 낮아진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피지컬 AI 분야에서 성과를 한두 개라도 내기 시작한다면 잠재성장률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재정건전성도 확보될 수 있다"고 구 부총리는 강조했다. 저성과 사업이나 중복 사업 등 성과가 미진한 분야에 대한 지출은 줄이고 AI를 중심으로 한 미래 먹거리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AI 투자는 하드웨어 인프라부터 소프트웨어 개발, 인재 양성, 생태계 조성까지 AI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총체적 접근이다.

피지컬 AI 중점 사업에 5년간 6조원 투입, 휴머노이드 로봇·자율주행차 개발

정부는 피지컬 AI 중점 사업 추진을 위해 내년도 5000억원, 향후 5년간 총 6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피지컬 AI는 물리적 세계에서 작동하는 AI 기술로,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환경에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차세대 AI 기술이다.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피지컬 AI 전환 분야는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모델·플랫폼 개발,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 완전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 AI TV·냉장고 등 지능형 홈 서비스, AI 제조 데이터 수집·가공 등이 주요 사례다.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는 인간과 유사한 형태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집중한다. AI 로봇 부문 글로벌 AX혁신 기술개발에 5510억원을 투입하여 단순 반복 작업부터 고도의 인지 능력이 요구되는 작업까지 처리할 수 있는 범용 로봇 개발을 목표로 한다.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를 위해 AI 알고리즘 고도화, 센서 융합 기술, 차량-인프라 연동(V2X) 기술 등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한다. 조선업에서는 AI 조선 부문 완전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에 6135억원을 투입한다. 항해, 충돌 회피, 입출항 등 모든 운항 과정을 AI가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십 개발이 목표다.

지역별 특화 AI 거점 조성으로 6개 권역에 3200억원 집중 투자

피지컬 AI를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해 연구개발과 실증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AI를 기반으로 한 지역 혁신을 촉진한다. 정부는 6개 권역별로 특화된 AI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모빌리티 AX(광주·240억원)에서는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모빌리티와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AI 융합 기술을 개발한다. 기계·부품 가공(경남·400억원)에서는 정밀 가공, 스마트 팩토리 등 제조업의 AI 전환을 지원한다. AI 팩토리 테스트베드(전북·400억원)에서는 제조 현장에서 AI 기술을 실제 검증할 수 있는 실증 인프라를 구축한다.

로봇·바이오 AX(대구·198억원)에서는 의료용 로봇, 바이오 헬스케어 AI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버티컬AI 대전환(대전·1594억원)에서는 특정 산업 분야에 특화된 AI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해양·항만 AX(부울경·370억원)에서는 항만 자동화, 해양 물류 최적화 등 해양 산업의 AI 혁신을 도모한다. 이러한 지역별 특화 전략은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면서 동시에 각 지역의 산업적 강점을 살린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각 지역의 대학, 연구소, 기업이 연계한 산학연 협력 체계를 통해 AI 기술의 현장 적용과 상용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생활밀접형 AX-스프린트 300 사업 신설, 9000억원으로 국민 체감도 제고

정부는 생활밀접형 사업 300개를 선정해 AI 전환을 추진하는 'AX-스프린트 300' 사업을 신설하고 9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하여 AI 대전환의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자동음향조절 마이크, 피부분석·화장품 추천 거울, 신생아 우울 모션 분석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제품 10개 부처 협업을 통해 2000여명 창업·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화 지원이 이뤄진다.

정부는 즉시 개발 가능하며 시장에 빠르게 침투 가능한 품목 145개를 Type 1(기간 1년)으로, 국민 활용도가 높고 시장 파급력이 큰 품목 155개를 Type 2(기간 2년)로 구분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시장 진입 속도에 따라 차별화된 지원을 통해 AI 기술이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시장에서 검증받고 상용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공공분야의 AI 전환을 통해 AI 수요 창출도 지원한다. 복지·고용 분야, 납세, 신약 심사 등 3대 선도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공공부문 AI 도입을 확산한다.

공공 AX 프로그램은 확대(1조원)되고, 국민안전·재난대응(239억원), 대국민 편의 제고(370억원), 기업환경 조성(194억원)에 AI가 접목된다. 세무상담·납세 편의를 위한 맞춤형 챗봇, 실시간 산불 탐지 및 재난대응, AI 기반 행정 효율화 서비스 등이 추진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민 체감도가 높은 '공공형 AI 서비스'를 본격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AI 인재 1만1000명 양성에 6000억원 투입, GPU 5만장 조기 확보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재 양성에도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 국내 고급 AI 인재 1만1000명 양성을 위해 6000억원의 예산을 신규 반영했다. 이는 초·중·고·대학·연구자·전문가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육을 통해 AI 전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도다. AI·AX 대학원 24개교에는 약 1000억원을 투자하여 AI 분야 석·박사급 고급 인재를 집중 양성한다. 생성형 AI 선도 연구과제는 기존 5개에서 13개로 확대하여 차세대 AI 기술 개발을 가속화한다.

청년인재 육성을 위해 기존 교육과정을 AI 중심으로 전환하고 AI 전 국민 교육과정 개발, 자격제도 신설, 경진대회 개최 등 'AI 붐업'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EBS·AI캠퍼스·산업맞춤형 교육체계를 구축하여 누구나 수준별 AI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고성능 GPU를 1만5000장 추가 구매해 2030년까지 5만장 확보 목표를 조기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계획에서는 5만장 가운데 3만5000장을 정부가, 1만5000장을 민간 SPC가 확보할 예정이었으나, AI 경쟁 가속화에 따라 정부 주도로 조기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1조4600억원을 투입해 1만장의 GPU를 연내 확보하는 등 내년 상반기까지 누적 2만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국가 슈퍼컴퓨터와 민간 클라우드-GPU 보급을 병행하고, 신규 국책 AI-SaaS 개발(150억원), AI 클러스터(300억원), 데이터 공유 플랫폼 'AI-스페이스'(120억원) 구축 등 AI 생태계 전반의 인프라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한다.

차세대 AI 연구기반 구축과 범용인공지능 준비 프로젝트 추진

차세대 AI 연구기반으로 AGI(범용인공지능) 준비 프로젝트(200억원), 초정밀·초성능 피지컬 AI 기술개발(150억원), 버티컬 AI 연구지원센터 설립(400억원)이 추진된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연구기관이 7대 도메인(A~F 분야) AX 버티컬 AI 연구를 주도할 예정이다. AGI는 인간 수준의 일반적 지능을 갖춘 AI를 의미하며, 특정 업무에 특화된 현재의 AI와 달리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사고와 판단이 가능한 차세대 AI 기술이다.

창업·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AI 혁신펀드(1000억원), 딥테크 AI펀드(3000억원)를 조성해 스타트업·벤처의 상용화와 시장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AI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이 아이디어 단계를 넘어 실제 상용 제품과 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자금 지원 체계를 마련한다는 목표다.

국민성장펀드 100조원 신규 조성, 모태펀드 출자 2조원으로 확대

첨단전략산업 분야에 대한 지원도 대폭 강화된다. 정부는 5년간 100조원 이상의 국민성장펀드를 신규 조성해 미래전략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AI,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자금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모태펀드 출자 규모는 올해 1조원 수준에서 내년 2조원으로 늘려 역대 최대 규모를 투자한다. 이를 통해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 등 민간 투자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스타트업과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첨단산업 유니콘 육성에는 6000억원을 신규 투자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대형 기업을 육성한다. 재창업 기업의 재도전 지원 예산은 기존 100억원에서 800억원으로 8배 확대하여 실패를 용인하는 혁신 생태계 조성에도 나선다. AI·딥테크 특화 창업패키지, 유니콘 브릿지 사업, 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 확대 등을 추진해 지역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한다. 이차전지 원자재·소재 실증, 반도체 첨단패키징 실증 인프라 조성 등 국내 공급망 강화 정책도 병행된다.

정부는 이러한 대규모 AI 투자를 통해 한국이 AI 분야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고,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피지컬 AI 분야에서의 성과 창출을 통해 제조업 강국인 한국의 장점을 살린 차별화된 AI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