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신청 창구 이미지

출처 : SONOW

동일한 회사에서 21차례 퇴사와 재입사를 반복하며 실업급여로 1억400만원을 수령한 극단적인 사례가 확인되면서 실업급여 제도의 근본적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실업급여 반복 수급자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부정수급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9000명에서 2024년 2만2000명으로 2.4배 급증

29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전체 실업급여 수급자는 130만3000명으로 지난해 전체 수급자 169만7000명의 76.7%에 달했다. 특히 동일 사업장에서 퇴사와 재입사를 반복하며 실업급여를 받는 동일 사업장 반복 수급이 급증하고 있다.

3회 이상 동일 사업장 수급자는 2019년 9000명에서 2024년 2만2000명으로 2.4배 늘었고, 올해는 7월 기준으로 이미 1만5000명에 달했다. 실업급여 누적 수급액 상위 10명을 분석한 결과, 한 근로자는 동일 사업장에서 21회에 걸쳐 총 1억400만원을 실업급여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해고와 재입사 합의를 통해 사실상 국가가 임금을 대신 부담하는 구조로 변질됐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부실 구직활동 적발 2022년 1272건→2024년 9만8000건

실업급여 제도 악용은 부실 구직활동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구직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고 시늉만 한 부실 구직활동 적발 건수는 2022년 1272건에서 2023년 7만1000여건, 지난해 9만8000여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5만2223건이 적발됐다.

올해 2회 이상 반복 수급자는 37만1000명으로 전체 수급자의 3명 중 1명꼴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반복 수급자 49만명의 75.7%에 해당해 연말에는 역대 최고치 경신이 유력한 상황이다.

실업급여 월 하한액 193만원, 최저임금 세후 187만원 역전

현행 실업급여 제도는 기준 기간 18개월 중 180일만 근무하면 수급 자격이 생기고, 수급 횟수나 금액에는 제한이 없다. 실업급여 월 하한액이 주 40시간 근무 기준 193만원으로 세후 실수령액 기준 최저임금인 187만원을 웃도는 역전 현상도 발생했다.

실업급여는 실직자의 생계를 지키기 위한 최소 안전망이지 반복 수급을 위한 보조금이 아니다. 정부가 대상 확대에만 치중할 게 아니라 제도 악용을 막을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

고용보험기금은 이미 실질적 적자 상태로,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린 돈을 제외하면 7000억원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제도 개편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수급 자격 강화, 반복 수급 제한, 부정 수급 처벌 강화 등 종합적인 제도 개편 방안을 마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