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경제부총리가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출처 : SONOW

추격경제에서 선도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 선언

이재명 정부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향후 5년간의 경제 청사진을 담은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을 공식 발표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이번 브리핑에서는 인공지능(AI)과 초혁신산업을 통한 경제 대혁신으로 '진짜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드러났다.

정부는 올해 0.9%, 내년 1.8%로 예상되는 저성장 기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기존의 '추격경제' 모델에서 벗어나 '선도경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단순히 선진국을 벤치마킹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우리가 글로벌 기준을 선도하는 경제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정부가 제시한 비전은 명확하다. 'AI 3대 강국', '잠재성장률 3%', '국력 세계 5강'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4대 정책 방향으로는 '기술선도 성장', '모두의 성장', '공정한 성장', '지속성장 기반 강화'를 설정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정부가 사회 전 분야의 AI 적용을 '유일한 해법'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부분적인 디지털 전환을 넘어 경제 시스템 전체의 근본적 변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AI 대전환 15대 선도프로젝트와 전방위 적용 전략

정부의 AI 대전환 전략은 기업, 공공, 국민, 기반조성 등 4대 핵심 분야에서 15대 선도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기업 분야에서는 로봇, 자동차, 선박, 가전, 드론, 팩토리, 반도체 등 7개 전략산업이 우선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들 산업은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들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제조, 바이오헬스, 주택·물류 등 전 분야에서 생활밀접형 제품 300개에 대한 AI 전환(AX) 지원 프로젝트다. 이는 일반 국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AI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기업, 대학, 출연연, 지자체,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추진단을 구성하여 연구개발(R&D), 실증지원, 규제 완화, 판로, 금융 등 '전 주기 패키지 지원'을 제공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공공 부문에서는 복지·고용, 납세 관리, 신약 심사 등 3대 선도프로젝트를 통해 공공서비스의 AI 전환을 추진한다. 복지·고용 부문에서는 AI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하고, 납세 관리 분야에서는 AI 세무상담·검색 시스템을 통해 2027년까지 홈택스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신약 분야에서는 AI 자료대조·검증, 허가심사서 초안 작성 등을 통해 심사 기간을 대폭 단축한다는 목표다.

국민 부문에서는 'AI 한글화' 전략을 통해 언어 장벽 없이 누구나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와 함께 최고급 AI 인재에게는 급여·병역 특례를 제공하고, 교수의 AI 기업 겸직을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도입한다.

지방 중심 '5극3특' 구도와 자본시장 활성화 전략

이번 경제성장전략의 또 다른 핵심은 현재의 '수도권 1극' 체제에서 벗어나 지방 중심의 '5극3특' 구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국적으로 균형 잡힌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5극3특 구도는 5개의 주요 경제권과 3개의 특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 발전 모델을 의미하며, 각 지역의 특성과 강점을 살린 특화 발전을 추진한다.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도 주목할 만하다. 정부는 현재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자본시장 등 생산적 부문으로 유도하여 국가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투자 대상의 다변화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 구축을 통해 한국 자본시장의 매력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GPU 확보 계획도 구체적이다. 정부는 민관 협력을 통해 2030년까지 5만 장 이상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하고, 전력·세제·규제 등 패키지 지원을 통해 AI 데이터센터를 확충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민관이 협력해 AI 정예팀(최대 5개팀)을 구성하고 집중 지원하여 세계적 수준의 독자 AI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실현 가능성과 향후 과제

이재명 정부의 야심찬 경제성장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우선 잠재성장률 3% 달성이라는 목표가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20년대 2.0%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3%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구조적 변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AI 인재 확보 전략도 중요한 변수다. 정부는 석학·신진급 해외 인재 2000명 유치와 재외한인 박사 후 연구원 지원을 발표했지만, 글로벌 AI 인재 쟁탈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들을 실제로 유치하고 정착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급여·병역 특례 등의 인센티브가 얼마나 효과적일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규제 완화와 제도 개선도 성공의 핵심 요소다. AI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기존 규제 체계로는 혁신을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수의 AI 기업 겸직 허용 등 일부 개선 방안이 제시됐지만, 보다 포괄적이고 유연한 규제 혁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