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이재명 정부 철도 통합 공약 이행 착수
국토교통부가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 통합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20일 국토부는 양 기관과 철도교통 전문가, 소비자 단체 대표 등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개최해 최적의 통합 방안을 모색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31일 취임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직접 간담회에 참석해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어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통합에 대한 양 기관의 입장과 함께 통합으로 발생할 다양한 효과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후보 시절 "대선 공약에도 포함된 만큼 국민 편의 확대 및 안전성 강화를 최우선으로 해 KTX-SRT 교차 운행 등 서비스 통합 시범 사업을 거쳐 이원화된 철도 운영 체제를 평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를 수서역에도 투입하고, 수서역 출발 SRT를 서울역에 배치하는 교차 운행 방식을 통해 점진적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통합 찬반 양측의 상반된 입장
코레일과 철도 노조 측은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은 운행편 확대로 코레일의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고, 중복 비용을 절감하며, KTX 요금 인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현재 코레일이 겪고 있는 만성적인 영업적자 문제를 해결하고, 철도 서비스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또한 운영 주체 일원화를 통해 국가 철도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반면 SR과 SR 노조 측은 가격과 서비스 개선 등 철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분리 운영이 필요하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통합으로 인한 철도 서비스 독점화와 소비자 선택권 축소 문제를 우려하며, 경쟁을 통한 효율성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SR 측은 2016년 SRT 개통 이후 고속철도 시장에 경쟁이 도입되면서 요금 인하와 서비스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민간 경영 방식의 효율성이 공기업 운영보다 우수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과거 통합 논의 경과와 현재 상황
코레일-SR 통합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인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통합을 추진했다. 당시 정부는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 산업구조 평가' 연구용역을 실시하며 통합 타당성을 검토했다.
2021년 3월에는 국토부가 '철도 구조 개편을 위한 거버넌스 분과위원회'를 출범시켜 윤석열 정부 시기인 2022년 12월까지 논의를 지속했다. 하지만 결국 통합 여부 결정을 유보하고 현행 경쟁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배경에는 양 기관의 강력한 반대와 함께 통합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작용했다. 특히 SR 측의 거센 반발과 철도 시장 경쟁 도입 효과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통합 논의에 제동을 걸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2004년 '철도산업구조개혁기본계획'을 통해 철도건설과 운영을 분리했고,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12월 SR을 설립해 현재의 이원화 체제를 구축했다.
교차 운행 방식의 한계와 과제
김윤덕 장관이 제시한 교차 운행 방식의 점진적 통합 방안에 대해서는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코레일 등 일각에서는 교차 운행 수준의 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차 운행 방식의 경우 공급좌석 확대나 서비스 일원화가 어렵고, 공용역 사용에 대한 복잡한 협약이 필요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근본적인 구조 개편 없이는 재정 효율성 향상이나 공공성 강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점진적 통합 방식이 급작스러운 변화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통합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는 평가도 있다. 특히 양 기관의 반대를 완화하면서 단계적으로 통합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향후 간담회 결과에 따라 정부의 구체적인 통합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인 만큼 정치적 부담도 상당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