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기존 연금 감액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필요성
현행 국민연금 제도는 노령연금 수급자가 소득 활동을 할 경우 월수입이 308만9천원(A값)을 초과하면 최대 50%까지 연금을 삭감하는 구조였다. 이는 은퇴 후에도 생활비 마련을 위해 일해야 하는 현실과 맞지 않는 불합리한 제도로 지적받아왔다.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퇴직 후 재취업 등으로 연금이 삭감된 수급자가 2019년 8만9천892명에서 2024년 13만7천61명으로 52% 급증했다. 이는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을 지속해야 하는 노인층이 크게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특히 지난해 연금 삭감액이 총 2천429억7천만원에 달해, 실질적으로 노후 소득보장이라는 국민연금의 본래 취지가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현재의 A값(308만9천62원) 기준은 2025년 기준으로, 이는 최근 3년간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기준이 실제 노인층의 생활비 수준이나 물가 상승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월 309만원의 소득으로는 현실적으로 안정적인 노후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 연금까지 삭감되는 것은 사회보장제도의 본질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다.
새로운 감액 기준과 단계적 개선 방안
정부가 발표한 개선 방안의 핵심은 감액 구간의 단계적 폐지다. 현재 초과소득월액 구간은 5개로 나뉘어 있으며, 이 중 상대적으로 낮은 1구간(100만원 미만)과 2구간(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에서 감액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2026년부터는 월소득이 509만9천62원 미만이면 연금 삭감이 없어진다. 이는 기존 기준(308만9천원)보다 200만원이 상향 조정된 것으로,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노인 일자리에서 발생하는 소득 수준을 포괄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다음 달 중 노령연금 개선 방안을 공식 발표하고 연말까지 관련 법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시행 일정은 2026년 상반기 중 제도를 정비한 후 하반기부터 본격 적용하며, 2027년에는 개선 효과를 종합 분석해 추가 확대 시행도 검토한다.
정부는 이번 개선으로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5천356억원의 추가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연간 평균 1천억원 수준의 추가 지출을 의미하며, 국민연금 기금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신중한 재정 관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기초연금 부부 감액 제도의 단계적 개선
국민연금과 함께 기초연금의 '부부 감액' 제도도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현재는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 수급권자인 경우 각각 20%씩 감액하여 지급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부부 세대가 불이익을 받는 구조였다.
개선 방안에 따르면 소득 하위 40% 수급권자를 대상으로 2027년에는 15%만 감액하고, 2030년에는 10%만 감액하는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감액률을 줄여나간다. 이는 최종적으로 부부 감액 제도의 완전 폐지를 목표로 하는 중간 단계로 해석된다.
정부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거쳐 내년 중 기초연금법을 개정하고 2027년부터 개선된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는 국민연금 개선보다 1년 앞선 일정으로, 기초연금의 소득보장 기능을 조기에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고령화 사회 대응과 노후 소득보장 강화
이번 연금제도 개선은 단순한 제도 변경을 넘어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한국의 노후 소득보장 체계 전반을 재정비하는 의미를 갖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특히 현재 노인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하는 노인에게 페널티를 주는 기존 제도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0년 30.9%에서 2023년 36.8%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이번 개선으로 "일해도 연금이 깎이지 않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고령자의 자발적 경제활동 참여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개인의 소득 증대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는 정책적 효과를 갖는다.
또한 연금 감액으로 인한 "근로 의욕 저하"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일정 소득을 넘으면 연금이 삭감되어 오히려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유리한 역설적 상황이 발생했지만, 이제는 근로 소득과 연금을 함께 받을 수 있게 되어 고령자의 경제활동 인센티브가 높아진다.
재정 지속가능성과 향후 과제
이번 연금제도 개선의 가장 큰 과제는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다. 정부가 예상한 5년간 5천356억원의 추가 재정 소요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 기금은 약 1천조원 규모로 세계 3위 수준이지만,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2057년경 기금 소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점진적 개선을 통한 충격 완화"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한 번에 모든 감액 구간을 폐지하는 대신 1·2구간부터 단계적으로 개선하고, 2027년 효과 분석을 통해 추가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연금 수급 연령 조정이나 보험료율 인상 등 구조적 개혁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급여를 늘리는 방향의 개선만으로는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이번 개선 방안과 함께 국민연금 전반의 구조적 개혁방안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보험료율 조정, 소득대체율 개선, 기금 운용 방식 혁신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일하는 노인"을 전제로 한 연금제도 전면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평균수명 연장과 건강한 노년기 확대로 인해 기존의 '은퇴 후 연금 수급' 모델보다는 '부분 은퇴와 점진적 연금 수급' 모델이 더 적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금 감액 제도 개선은 그 첫걸음으로서, 한국 사회의 노후 소득보장 체계가 고령화 시대에 맞게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정책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는 시행 과정에서의 세밀한 모니터링과 지속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