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외국인 부동산 취득 급증, 대출규제 사각지대 노려
국세청이 강남3구 등 수도권 고가아파트를 취득한 외국인 49명에 대해 탈세혐의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8월 7일 발표했다. 지난 3년간 외국인의 국내 아파트 취득이 급증하면서 각종 편법을 통한 탈세행위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등기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은 2022년부터 2025년 4월까지 총 26,244채(거래금액 7조 9,730억원)의 아파트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취득 건수와 금액 모두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수도권 지역 집중도가 높았다. 건수 기준 61.8%(16,227건), 금액 기준 81%(6조 4,616억원)가 수도권에 몰렸다.
서울 지역 내에서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의 고가아파트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강남3구의 경우 건수 39.7%(1,983건), 금액 61.4%(1조 9,028억원)를 차지했으며, 물건지와 거소지 불일치 비율이 59%로 전체 평균 39%를 크게 웃돌아 실제 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 목적의 취득이 상당함을 시사했다.
현재 수도권에는 6월 27일 발표된 강력한 대출규제가 시행 중이다. 주택담보대출 6억원 한도 설정, LTV(주택담보대출비율) 80%에서 70%로 축소, 주택담보대출시 해당 주택에 6개월 내 의무 전입 등이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자국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한 외국인에게는 이러한 규제가 실질적으로 적용되지 않아 부동산 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제기됐다.
3가지 유형별 탈세 수법, 체계적 은닉 시도
국세청이 분석한 결과, 외국인들의 탈세 유형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편법증여를 이용한 취득자 16명, 탈루소득을 이용한 취득자 20명, 임대소득 탈루 혐의자 13명 등 총 49명이 조사 대상이다.
편법증여 유형은 해외계좌를 적극 활용해 과세감시망을 피하는 수법이 특징이다. 외국인은 부동산 취득 과정에서 외국인등록번호와 여권번호를 혼용할 수 있어 과세감시망을 피하기 용이하고, 해외계좌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나 과세관청의 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이용했다. 일부는 자금출처를 숨기기 위해 부동산 취득시 자금조달계획서, 예금잔고증명 등 의무제출 서류를 허위로 기재하기도 했다.
사업소득 탈루 유형은 본인 또는 특수관계인이 운영하는 국내 사업체나 법인으로부터 탈루한 소득으로 취득자금을 마련한 경우다. 이들은 국내에서 탈루한 소득을 외국인 신분을 활용해 해외 소재 페이퍼컴퍼니와 계좌에 은닉하고, 이를 정상적인 해외 자금조달로 위장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일부는 해외 은닉자금을 다시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가상자산이나 불법 환치기를 이용하기도 했다.
임대소득 탈루 유형은 고가 아파트를 취득해 임대료를 받으면서도 주택임대업을 등록하지 않고 관련 임대소득 신고를 누락한 경우다. 외국계 법인의 국내 주재원 등을 대상으로 한남동, 강남 일대의 고가 아파트를 임대하여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고액의 임대수익을 얻으면서도 신고하지 않았다.
해외 과세당국과 공조 강화, 제도 개선도 추진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외국인의 국내 아파트 취득·보유·양도 전 과정에 대해 내국인과 동일하게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일시보관, 금융계좌 추적, 포렌식(문서감정) 기법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정당한 세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특히 조사과정에서 취득자금의 출처가 국외인 것으로 의심되거나 자금세탁 등 국외 불법자금의 유입 혐의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외국 국세청에 정보교환을 요청해 자금출처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강조했다. 자금추적을 피하기 위해 명의위장이나 차명계좌 이용과 같이 악의적으로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에 통보해 마땅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또한 현재 외국인에게 국내 주택 보유와 관련해 국가간 상호주의 원칙에 반하는 과도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는 인식 하에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1주택자 주택임대소득 특례' 등 실수요자 보호 제도를 비거주 외국인에게는 적용 배제하거나, 외국인에게 '세대원 전원을 등록하도록 의무화'하여 외국인의 국내 주택 취득 현황을 세대별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관계기관에 적극 개선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정책 실효성 확보를 위한 필수 조치
이번 국세청의 외국인 대상 세무조사는 단순한 세수 확보를 넘어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내국인에게는 강력한 대출규제를 적용하면서 외국인에게는 사실상 사각지대를 방치할 경우 정책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3구 등 핵심 지역의 고가아파트가 투기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국적을 불문하고 일관된 규제 적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조치를 통해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편법과 탈세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건전한 부동산 시장 질서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