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광고 개편 관련 회의 모습

출처 : SONOW

기존 '조중동 중심' 정부광고 관행 개선 나서

이재명 정부가 주요 언론사를 중심으로 정부광고를 집행하던 기존 관행을 바꿀 방침이라고 18일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부 홍보 효율화 방안'을 대통령실에 보고하며 정부광고 개편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문체부가 국무회의에 보고한 방안은 정부광고를 개선해 정책 홍보의 효과성을 높이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정부광고 규모는 연간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이는 상당한 규모의 공적 자원이 투입되는 영역이다.

지난해 정부광고 집행내역을 보면 일간지 가운데 동아일보가 가장 많은 정부광고를 받았고, 중앙일보와 조선일보, 매일신문, 문화일보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광고 10위 안에 진보 성향 일간지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 부문에서는 2023년 10월 기준 KBS가 가장 많은 정부광고를 받았고 SBS와 YTN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현황은 정부광고가 특정 성향의 언론사에 집중되어 있다는 지적을 뒷받침한다. 특히 보수 성향 언론사들이 정부광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공정한 광고 집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기성 언론 입장에서는 이번 개편으로 정부광고 몫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디지털 중심으로 정부의 홍보 기조가 전환되면서 기존 신문과 방송 매체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중심 홍보 전환과 제3기관 투명성 검증

강 대변인은 "문체부가 마련한 방안은 디지털 중심으로 정부 홍보 기조를 대전환하고 범정부 차원의 홍보 지원 시스템을 혁신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 부처와 장·차관의 SNS를 활성화하고, 디지털 소외 계층에 특화된 홍보를 추진하는 등의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제3의 기관이 정부광고의 투명성을 확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캐나다나 영국 같은 경우는 65% 정도가 디지털화되어 있고, 온라인 플랫폼 광고들을 더 많이 하고 있는데 제3의 기관이 투명성을 검증하고 있기 때문에 투명성이 좀 더 보장되는 것 같다"
고 언급했다.

이는 정부광고 집행 과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동안 정부광고가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는데, 독립적인 기관의 검증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3의 기관을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기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검증 기준과 절차는 무엇인지 등이 향후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형 광고' 관행 근절 가능성

이번 개편에서 주목받는 부분 중 하나는 정부가 세금으로 '광고'가 아닌 '기사'를 사는 행위가 근절될 가능성이다. 그동안 기업뿐 아니라 정부부처에서도 언론사에 '기사형광고'를 실어왔고, 이는 언론사의 중요한 수입원 중 하나였다.

통상 정부 부처에서는 홍보예산을 들여 언론사에 '광고'를 싣고 이와 함께 해당 부처 장관 인터뷰 기사나 부처 정책을 홍보하는 기획기사를 함께 보도하도록 해왔다. 이는 세금으로 기사 지면을 구매하는 행위로, 독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광고'인데 '기사'로 오인할 수 있는 기만행위였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러한 관행이 개선될 경우 언론의 독립성 확보에는 긍정적이지만, 언론사들의 경영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역 언론이나 소규모 언론사들의 경우 정부광고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경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허위조작정보 보도 언론사에 불이익 가능성 시사

이번 정부광고 개편에서 가장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허위조작정보를 보도한 언론사에 대한 불이익 가능성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언론이 정부를 감시·견제하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고의적 왜곡·허위 정보는 신속하게 수정해야 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게 마땅하다"
고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은 "정부부처의 홍보 실적 평가 기준을 재점검해야 하고 각 부처의 자체 홍보 수단 및 운영 실태를 파악해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는 허위 보도 여부가 정부광고 집행에 반영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유정 대변인은 "정부의 광고 집행이 달라진 미디어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과 함께 정부 정책에 대해 사실이 아닌 내용이 보도될 경우 이를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국무회의에서 "허위나 조작 이런 뉴스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하게 단속을 하는 것 같더라"고 언급하며 해외 사례를 들어 허위정보에 대한 강력한 대응 필요성을 제기했다.

다만 허위조작정보의 판단 기준과 절차가 명확하지 않아 언론계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부가 자의적으로 허위정보를 판단하고 이를 근거로 정부광고를 차별 집행할 경우 언론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언론계 반발과 정부의 의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언론중재법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허위 정보를 보도한 언론에 대해 책임을 물어 마땅하다고 했는데 처벌을 염두에 두고 언론중재법 개정 필요성을 말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강 대변인은 "고의라는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된다, 이 워딩 그대로 (대통령이) 말씀하셨다"고 답했다.

언론계에서는 이번 정부광고 개편 방침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보 성향 언론계에서는 "그동안 불공정했던 정부광고 집행이 개선되는 계기"라며 환영하는 반면, 보수 언론계에서는 "정치적 보복성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언론단체들은 허위정보 판단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허위정보를 판단하고 이를 근거로 광고 집행을 결정할 경우 언론에 대한 간접적 통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 측에서는 "공적 자원인 정부광고가 보다 효율적이고 공정하게 집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과 투명성 강화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정책 홍보의 효과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향후 이 방안의 구체적인 시행령과 세부 기준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언론계와 정부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허위정보 판단 기준과 제3기관의 구성, 디지털 플랫폼별 광고 배분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