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K-문화, 국력 신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규정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K-문화를 국력 신장의 핵심 동력으로 규정하며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1회 을지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평화가 경제 안정의 토대라면 K-컬처는 국력 신장의 새로운 동력"이라고 선언했다.
이번 발언은 K-문화에 대한 정부의 인식 전환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기존에 K-문화가 주로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개별 정책 영역으로 다뤄졌다면, 이제는 국가 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핵심 의제로 격상된 것이다. 특히 을지국무회의라는 국가 최고 의사결정 회의체에서 이 같은 방향성이 제시됨으로써 관련 정책의 우선순위와 추진 동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K-문화 강국을 향한 여정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단순한 문화 진흥을 넘어 국가 경쟁력 강화 전략의 핵심 축으로 K-문화를 위치시켰다. 이는 소프트파워를 통한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와 경제적 파급효과 창출이라는 이중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데몬 헌터스' 현상으로 본 K-문화의 진화
이 대통령이 구체적인 사례로 언급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현재 K-문화 콘텐츠의 진화 양상을 보여주는 상징적 작품이다.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 미국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은 K-pop 걸그룹이 악마 사냥꾼으로 활동하며 악령 보이그룹과 대결한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전 세계적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작품이 한국 전통신화, 무속신앙, 도깨비, 저승사자 등 전통 문화 요소와 K-pop 아이돌 산업의 현대적 문법을 창의적으로 결합했다는 것이다. 한국계 캐나다 감독 매기 강과 크리스 아펠한스가 공동 연출한 이 작품은 글로벌 창작진이 한국 문화를 재해석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관람객이 몰려들고, 뮤지엄 굿즈도 연일 매진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콘텐츠와 연계된 오프라인 문화시설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이는 디지털 콘텐츠가 실물 경제와 관광 산업에 미치는 직접적 파급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로, K-문화의 경제적 가치가 단순한 콘텐츠 수출을 넘어 복합적인 산업 생태계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데몬 헌터스 현상을 "K-pop에서 시작된 한류가 이제 전통문화와 융합하며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과거 드라마나 K-pop 중심의 한류 1.0, 2.0을 넘어 전통문화까지 포괄하는 한류 3.0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팔 길이 원칙' 기반 정부 지원 방향성 제시
이 대통령이 제시한 '팔 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은 이번 정책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이다. 그는
"관계 부처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 길이 원칙에 입각해서"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이는 정부가 직접적인 콘텐츠 제작이나 창작 과정에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인프라와 제도적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팔 길이 원칙은 영국의 문화정책에서 유래된 개념으로, 정부가 문화예술에 대한 재정 지원은 하되 창작의 자율성과 독립성은 철저히 보장한다는 철학이다. 이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문화 창작 활동을 보호하면서도 안정적인 지원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구체적인 지원 방향으로는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 전략 수립, 케이팝 등 관련 시설 인프라 확충 등이 제시됐다. 이는 창작진에 대한 직접 지원보다는 해외 진출을 위한 플랫폼 구축, 공연장이나 연습시설 같은 하드웨어 인프라 확충, 해외 마케팅 지원 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화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방향성에 대해 "창작자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한 균형 잡힌 접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K-문화 정책에서 지적돼 온 정부 주도의 하향식 접근법에서 벗어나 민간 주도의 창작 환경을 뒷받침하는 지원 체계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종합대책을 통한 K-문화 생태계 고도화 전망
이번 대통령 지시에 따라 관계 부처들은 K-문화강국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개별 사업들의 나열이 아니라 창작-제작-유통-소비에 이르는 전체 가치사슬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글로벌 확산 전략 측면에서는 기존의 아시아 중심 한류에서 벗어나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 신흥 시장으로의 확산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데몬 헌터스 사례에서 보듯이 현지 창작진과의 협업을 통한 '로컬라이제이션' 전략도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 확충 방면에서는 K-pop 전용 공연장,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체험형 문화시설 등의 건설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람객 급증 사례에서 보듯이 콘텐츠와 연계된 오프라인 문화공간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관련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책 발표가 K-문화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개별 기업이나 창작자 차원에서 추진되던 해외 진출이 이제 국가 차원의 체계적 지원을 받게 됨으로써 규모와 성과 면에서 큰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팔 길이 원칙이 실제 정책 집행 과정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그리고 창작 자율성과 정책 목표 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갈지는 향후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