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복에 태극기의 신선함을 불어넣다
최근 시각을 달리는 패션 트렌드 속에서도 '태극기'는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전통적인 상징으로 인식되는 태극기가 오늘날 '힙스터'(신세대 젊은이들의 유행) 의류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이끌어내는 주역 중 한 명이 바로 쇼핑몰 '바이더알'을 운영하는 20년 차 의류 디자이너 이인원(52)이다. 그는 2021년, 등판 전면에 흑백 태극기 프린팅이 적힌 바람막이를 처음 선보였고, 이는 패션계의 새로운 경향을 설정했다.
낡은 태극기, 역사적 의미 살리며 독창성 더함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집회 등에서 정치적으로 태극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옷으로 입기 꺼리는 분들이 많지만, 멋있게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생각에서 개성있는 태극기 옷을 만들었다"고 이씨는 말했다. 그는 태극기에 담긴 독립의 의미와 디자인적 가치를 동시에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선명한 원색 대신 태극기를 흑백으로 바꾸거나 탈색하고, 수묵화에서 영감을 받은 페인트를 덧칠해 낡고 바랜 듯한 느낌을 더했다. "쨍한 태극기보다는 낡고 빛바랜 태극기가 대한민국이 어려웠던 시기 장롱 깊숙이 오래 간직된 듯한 느낌을 준다. 이를 통해 독립운동가의 열정과 희생을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코리아 웨어' 브랜드, 한국적 상징 활용으로 세계적인 인지도 향상
이씨는 태극기 의류에 그치지 않고 용, 봉황, 도깨비 등 한국적 상징물을 활용한 의류로도 이어갔다. 특히 안중근 의사의 손바닥 프린팅 티셔츠는 서울 남산 안중근기념관에서 판매되며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 작년 여름 휴가철에는 태극기 바람막이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단일 매출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스타일 좋다'고 말하거나 '엄지척'을 보내며 패션으로서 태극기의 가치를 느꼈다고 한다. 이씨는 "해외여행에 가족이 모두 태극기 옷을 입고 갔다는 고객이 많다"며 "한국의 세계적인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인임을 떳떳하게 드러내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시대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의 구매로도 직결되며 소셜미디어에서 상품을 접한 외국인들이 구매처를 문의하거나, 한국 여행 중 그의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기념품으로 사 가는 경우가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태극기 디자인의 변형성과 한국 사회에 대한 진심 담아 브랜드 출시
수작업으로 옷을 제작할 때마다 '뭉클함'을 느낀다는 이씨는 판매 수익의 일부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국가 유공자 후손에게 기부하고 있다. 삼일절과 광복절에는 특별 할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조만간 태극기 의류를 필두로 한 '코리아 웨어'라는 독자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며, 그는 "태극기 디자인만 변형해도 할 것이 너무 많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패션계에서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국적인 요소를 활용한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왕의 곤룡포를 활용한 '리슬', 태극 문양을 내세운 '변화', 유관순 열사를 기리는 재킷 등을 만드는 '라카이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