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위원 '환율상승 70% 해외투자 영향' 공식 진단

한국은행 김종화 금융통화위원이 12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을 분석했다. 김 위원은 '고환율 국면의 70% 정도가 외환 수급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해외 주식과 채권 투자를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앞서 언급한 '서학개미'들의 해외투자 영향을 구체적 수치로 뒷받침한 분석이다. 김 위원은 '최근 부서에서 조사한 결과 전체 3분의2 내외 정도로 수급요인이 가장 컸다'고 설명하며, 개인투자자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을 포함한 자산운용사들의 해외투자 증가가 달러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해외투자 급증, 달러 수요 확대가 핵심 메커니즘

김 위원은 고환율 현상의 구체적 메커니즘을 설명하며 '국민연금을 포함한 자산운용사, 개인 등이 여러 목적에 의해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해외에 투자하면서 달러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주식시장과 연계된 수익증권 쪽으로 돈이 많이 몰려간 것 같다'며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 상승이 해외투자 증가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각 경제주체들이 개별적으로는 합리적인 투자 결정을 내렸지만, 전체적으로는 달러 수요 급증으로 인한 원화 약세라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각 경제주체의 행동은 자기 책임하에 합리적으로 한 것이지만, 경제 전체적으로 봤을 땐 고환율이라는 현상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통화량 증가설 반박, 물가 안정으로 환율 영향 제한적

김 위원은 늘어난 통화량이 고환율로 이어졌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명확히 반박했다. '현재 통화량 증가율이 과거 금리 인하기 평균과 거의 비슷하며, 통화량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려면 물가 상승이 발생해야 하는데 지금 근원 물가는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통화량 증가가 직접적으로 환율 상승을 유발했다는 분석이 부정확함을 시사한다. 대신 실질적인 외환 수급 불균형이 환율 변동의 주요 동력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김 위원은 또한 '환율이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에는 금통위 내부에서 고민하고 있고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환율 상승이 향후 물가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한은 대응책 모색, 기준금리 정책 방향은 열린 상태

김 위원은 고환율 현상에 대한 정책 대응 방향을 제시하며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를 정부와 한은이 고민하고 있다. 특정 분들을 탓하기 위해서 그러는 게 아니고 대책을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해외투자 주체들을 비난하기보다는 구조적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향후 기준금리 정책에 대해서는 '동결 지속 가능성과 추가 인하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고 생각한다'며 원론적 입장을 유지했다. 이는 환율 상승 압력과 경기 부양 필요성 사이에서 신중한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환율 변동성과 물가 안정, 경제성장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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