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럭셔리 호텔 로비와 남녀 주인공의 실루엣

출처 : SONOW

뉴욕타임즈 1위 베스트셀러 작가 매기 스티프베이터의 장르 전환작

판타지 소설로 유명한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 작가 매기 스티프베이터(Maggie Stiefvater)가 역사 소설 장르로 전환한 신작 '리스너즈(The Listeners)'를 출간했다. 하드커버 30달러로 판매되는 이 작품은 1942년 1월 웨스트버지니아주의 럭셔리 호텔을 배경으로 한 첩보 로맨스 소설이다. 스티프베이터는 기존의 초자연적 요소 대신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선택하여 새로운 문학적 도전을 시도했다.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호텔이라는 밀폐된 공간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선택의 딜레마를 탐구한다. 특히 평화로운 일상과 전쟁의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스티프베이터 특유의 매혹적인 문체가 역사 소설에서도 그대로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발론 호텔의 준 포터 허드슨과 포획된 추축국 외교관들

소설의 주인공 준 포터 허드슨(June Porter Hudson)은 웨스트버지니아의 고급 호텔 아발론(Avallon)에서 특별한 임무를 맡고 있다. 그녀는 포획된 추축국 외교관들을 접대해야 하는 복잡하고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들은 적국의 인사들이지만 외교관이라는 특수한 지위로 인해 포로가 아닌 억류자로 분류되어 호텔에 머물고 있다. 준은 이들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호텔의 다른 손님들과 직원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호텔이라는 공간은 전쟁 중에도 문명적 예의와 중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특수한 환경이다. 준은 이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적국 인사들과의 복잡한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 스티프베이터는 이러한 설정을 통해 전쟁 시기 민간인들이 직면하는 도덕적 딜레마와 생존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다.

FBI 요원 터커 미닉의 비밀 감청 작전과 로맨스 라인

FBI 요원 터커 미닉(Tucker Minnick)은 호텔에 잠입하여 추축국 외교관들의 대화를 감청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그는 이들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은밀하게 활동하며, 이 과정에서 준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각자의 임무와 책임 사이에서 예상치 못한 로맨스에 빠지게 되지만, 이들의 관계는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과 서로 다른 입장으로 인해 복잡하게 얽힌다.

터커의 감청 작전은 단순한 정보 수집을 넘어서 호텔 내부의 미묘한 권력 관계와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그는 적과 아군을 구분해야 하는 동시에 준이라는 개인에 대한 감정과 국가적 임무 사이에서 갈등한다. 스티프베이터는 이러한 첩보 활동을 통해 전쟁 시기의 신뢰와 배신, 그리고 개인적 욕망과 공적 의무 사이의 긴장을 효과적으로 그려낸다.

평화의 환상과 현실적 선택 사이의 도덕적 딜레마 탐구

소설의 핵심 갈등은 준이 직면하는 선택의 문제다. 그녀는 호텔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유지하며 모든 사람들을 보호할 것인가, 아니면 전쟁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더 큰 대의를 위해 일부를 희생할 것인가 하는 딜레마에 놓인다. 전쟁이 호텔의 복도까지 스며들면서 이러한 선택은 더욱 절박해진다. 스티프베이터는 이를 통해 전쟁 시기 민간인들이 겪는 심리적 압박과 도덕적 고민을 생생하게 포착한다.

아발론 호텔은 전쟁 중에도 문명과 평화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적대적인 세력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는 화약고와 같은 곳이기도 하다. 준의 선택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이 작은 공동체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설정을 통해 평화와 전쟁, 개인과 집단, 이상과 현실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사고를 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