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뇌졸중의 숨은 원인으로 수면무호흡증이 주목받고 있다. 노래방에서 갑자기 쓰러진 39세 남성, 자다가 구토 증세를 보인 80세 남성, 기억을 잃고 길을 헤맨 70세 여성 모두 뇌졸중 후 언어장애, 시각 및 인지 기능 저하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다. KBS1 '생로병사의 비밀'은 나이, 성별, 증상과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 뇌졸중의 다양한 원인을 분석했다.
뇌졸중 환자 70%가 수면무호흡증 동반, 양압기로 개선
4년 전 뇌졸중을 겪었던 채경숙(71)씨의 경우 수면무호흡증이 주요 원인이었다. 수면다원검사 결과, 시간당 평균 42회 이상의 무호흡이 발생했으며 가장 긴 무호흡은 3.8초에 달했다. 반복적인 수면무호흡은 뇌졸중의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뇌졸중 환자 중 적게는 43%에서 많게는 70%까지 수면무호흡증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채씨는 양압기 치료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을 개선했다. 양압기는 압축된 공기를 기도로 불어 넣어 편안한 호흡을 돕는 장치다. 양압기 사용 후 무호흡 지수는 시간당 42회에서 4회로 대폭 감소했으며, 가장 긴 무호흡은 더 이상 관찰되지 않았다.
심방세동으로 9개월 만에 뇌졸중 재발, 혈전 차단 시술 효과
김정숙(70)씨는 작년 10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9개월 만에 다시 뇌졸중이 재발했다. 원인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이었다. 심장이 규칙적으로 수축하지 못하면 혈액이 심방 내에 고이게 되고, 이로 인해 생긴 혈전이 뇌혈관으로 이동하면 치명적인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
김씨는 혈전의 근본 원인을 차단하기 위해 허벅지 위쪽 정맥에 카테터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다. 김범준 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혈전이 잘 생기는 좌심방 부위를 막는 시술로 환자들의 뇌졸중 위험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고 설명했다. 혈전 발생을 예방하면 재발성 뇌졸중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치주염 세균이 뇌혈관 염증 유발, 일본 '팀 의료' 모델 확산
최근에는 치주 질환, 특히 치주염이 뇌졸중의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치주염으로 발생한 세균이 혈관 내 염증과 찌꺼기를 형성해 심혈관 질환, 특히 뇌졸중을 직접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여러 과가 함께 한 환자를 진료하는 '팀 의료'가 제도적으로 정착되어 있다. 9년 전 뇌졸중을 겪은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현재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심방세동을 장기 모니터링으로 추적하고, 심전도 패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심장 상태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일본은 거동이 불편한 고령 환자들이 집에서도 치과 치료와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재택 의료'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현재 군마대학교 의학부 부속병원의 방문 치과 치료를 받는 환자 약 130명 중 30~40%는 뇌졸중 후유증을 겪는 환자다. 전문가들은 뇌졸중 예방과 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충분하고 효율적인 수면, 치주염 등 구강 관리, 뇌졸중 발생 후에도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